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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바다의 갱’ 붕장어

등록 2010-06-22 18:26

붕장어는 흔히 ‘아나고’라는 일본 이름으로 불리는 바닷장어이다. 뱀장어와 생김새는 비슷하나 입이 크고 이가 날카로우며 비늘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 붕장어는 야행성으로 낮에는 모랫바닥과 바위틈에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 어린 물고기, 게, 새우 등을 습격해 잡아먹기 때문에 ‘바다의 갱’이라는 점잖지 않은 별명이 따라다닌다.

붕장어의 영어이름인 콩거(conger)는 그리스어로 ‘구멍을 뚫는 고기’라는 뜻의 콩그로스(congros)에서 유래했다. 아나고(穴子)라는 일본명 역시 모랫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습성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지방에 따라 붕어지, 꾀장어, 벵찬, 참장어, 짱애, 진질장어 등의 다양한 호칭으로 불리는데 중국에서는 해만(海鰻) 또는 성만(星鰻)이라고 한다.

<조선통어사정> 등의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뱀을 닮은 모습 때문에 예전에는 잘 먹지 않다가 일제강점기에 붕장어를 즐겨 먹는 일본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1908년에 간행된 <한국수산지>의 “붕장어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산출되며 특히 남해안에서 많이 산출되었는데 일부러 잡지는 않았다”라는 대목도 그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유난히 큰 서양붕장어를 그곳 사람들도 싫어했는지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문어, 큰새우와 함께 붕장어를 ‘바다의 3대 괴물’로 지칭한 바 있다. 실제로 영국의 한 낚시꾼은 연전에 길이가 무려 3m에 이르는 붕장어를 낚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 붕장어는 맛이 좋고 영양가도 높은데다 100퍼센트 자연산이어서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서울 잠원동의 ‘진동횟집 둔’에 가면 우거지를 듬뿍 넣고 끓인 뒤 독특한 향의 방아 잎을 첨가해 먹는 경상도식 장어탕을 맛볼 수 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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