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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왜 막국수라 부르나

등록 2010-08-15 22:49

막국수의 어원을 둘러싸고는 여러 갈래의 주장이 존재한다. 우선 닥치는 대로 대충 해 먹는 국수라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무슨 레시피 같은 것이 있어서 정교하게 해 먹는 음식이 아니라 아무 때나 집에 있는 재료로 거충거충 해 먹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집집마다 면의 메밀 함량이나 육수, 고명이 다르다는 것인데 일리가 아주 없는 견해는 아니다. 둘째는 순식간에 뽑아서 금방 먹어야 하는 국수라서 그런 명칭이 붙었다는 해설이다. 메밀국수는 시간이 지나면 들러붙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빨리 먹어야 하는 데서 생긴 호칭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은 메밀가루의 품질에서 시작되었다는 의견이다. 재래식으로 맷돌에 타서 껍질을 벗기던 시절에는 갈아진 메밀 알을 키로 까불러서 과피가 벗겨진 것과 벗겨지지 않은 것을 선별했다. 그때 잘 벗겨지지 않은 알을 따로 모아서 제분한 것을 막가루라 했는데 그것으로 만든 국수를 막국수라고 했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막국수라는 이름에는 이렇게 다양한 뜻이 막 뒤섞여 있다. 옛날에는 구황작물로나 알았던 메밀이 지금은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자고로 우리 선조들은 메밀이 한 몸에 다섯 가지의 색상을 지녔다 하여 ‘오방지영물’(五方之靈物)이라 했다. <본초강목>에는 그런 메밀이 ‘위를 보호하고, 기운을 돋우며, 정신을 맑게 할 뿐 아니라 오장의 노폐물을 훑어낸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대의학에서도 메밀에 다량 함유된 루틴이 뇌졸중과 동맥경화를 예방함은 물론 고혈압과 당뇨병 등에도 효험이 있다고 한다.

강원도 속사의 옛날공이메밀국수에 가면 메밀 함량 높은 면을 손님이 각자의 취향대로 마구 양념해서 먹는 특이한 막국수를 만날 수 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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