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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카르보나라 스파게티

등록 2010-10-26 21:25

파스타만큼 논란이 많은 음식도 없다. 파스타를 두고 많은 논쟁이 있어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복잡하고 첨예한 것은 카르보나라 스파게티를 둘러싼 쟁론이다. 우선 그 이름의 내력에 관해서 다양한 주장이 존재한다. 그중에서 흔히 회자되는 것이 탄광음식 기원설이다. 이탈리아어로 석탄을 의미하는 카르보네에서 비롯된 호칭이라는 것이다. 비슷한 설로 숯을 만들던 벌목꾼들의 음식에서 비롯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그 외에 19세기 초 이탈리아의 통일 과정에 활동하던 비밀결사 ‘카르보나리’에서 연유를 찾는 이들도 있다. 그 단체의 단원들이 지하에서 암약하며 해 먹던 음식에서 시작된 칭호라는 것이다. 로마에 있던 유명한 식당 ‘라 카르보나라’가 잘 만들던 음식이라 그런 명칭이 붙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좀더 신빙성이 높은 주장은 미군 기원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로마에 진주한 미군들이 식량난에 시달리던 현지인들에게 달걀과 베이컨을 공급했는데 그것을 건면과 혼합해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은 것이 효시라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그것을 발명한 사람이자 미식가였던 미군 대령 잭 카본의 이름에서 카르보나라 스파게티가 유래했다는 그럴듯한 설명까지 따라다닌다. 일각에서는 그런 의견이 옳다는 증거로 2차대전 이전에 나온 요리책에는 어디에도 카르보나라 스파게티에 관한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든다.

실제로 카르보나라 스파게티의 레시피는 1954년에 나온 엘리자베스 데이비드의 요리책에 처음 등장한다. 이탈리아 현지의 카르보나라는 소스가 적고 크림이 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가 먹는 것과 많이 다르다. 서울 효자동의 한적한 카페 두오모에 가면 취향에 따라 두 가지를 다 맛볼 수 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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