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단백질 공급원 두부

등록 2010-11-21 21:34

두부의 역사는 길다. 중국의 <본초강목>이나 우리나라의 <명물기략>, <재물보> 같은 고전은 한결같이 두부는 2000여년 전 한나라의 회남왕 유안(劉安)이 발명한 것이라 기술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도 이론은 있다. 일본의 식문화연구가 시노다 오사무는 임해음(林海音)의 <중국두부>에 수록되어 있는 두부고(豆腐考)에서 수, 당대까지의 많은 중국 문헌에 두부에 관한 기록이 전혀 나오지 않다가 송대 초기의 학자 도곡(陶穀)의 <청이록>(淸異錄)에 처음 등장한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정약용은 <아언각비>(雅言覺非)에서 중국 고서를 인용하여 회남왕 이전에 두부를 먹었다는 풍설을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두부의 자취는 고려 말의 문신 이색의 <목은집>에 처음 보인다. “나물국 오래 먹어 맛을 못 느껴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워 주네. 이 없는 사람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에 더없이 알맞다”라는 시구가 바로 그것이다. 두부는 우리나라에서 사찰음식으로 발전해 왔는데 그 이름을 포(泡)라고 하였다. 예로부터 왕릉 인근에는 항상 두부 만드는 절인 ‘조포사’를 두어 제수를 준비하게 하였다고 한다. <경세유표>에 나오는 “여러 능에 두부를 공급하는 절은 면세토록 함이 마땅하고 나머지는 용서할 수 없다”는 대목에서 그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두부는 서민들에게도 오랜 세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 돼왔다. 음식의 철이 없어지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동국세시기> 시월조에 “지금의 반찬 중에서 가장 좋은 음식은 두부”라고 하였듯 요즘이 두부의 제철이다. 서울 서초동 백년옥의 두부전골은 옛날 두부의 맛을 일깨워 준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