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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점심] 꼬리곰탕

등록 2010-12-19 20:29수정 2010-12-20 09:46

소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준다. 흔히 말하는 ‘머리끝에서 발끝’ 정도를 넘어서 몸에 하나밖에 없는 꼬리까지 바치니 말이다. 옛날에는 쇠꼬리가 더욱 귀한 식재료로 치부되었던 모양이다. 1795년에 있었던 정조임금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꼬리곰탕(牛尾湯)이 찬품으로 올라 있을 정도이다. 19세기 초에 발간된 <규합총서>에 쇠꼬리곰(牛尾蒸方)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그즈음엔 일반에서도 쇠꼬리를 흔히 먹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19세기 말 <시의전서>는 “살찐 쇠꼬리를 무르녹게 삶아 유장과 후추 등을 섞고 양념한다. 여기에 삶은 파를 많이 넣고 청장에 고추장을 약간 섞어 국을 만들면 개국과 같아서 맛이 좋다”고 꼬리곰탕의 요리법을 기술하고 있다.

우리만 쇠꼬리를 먹는 것이 아니다. 중국 사람들도 쇠꼬리로 탕을 해먹고 미국이나 유럽, 아랍은 물론 카리브해 국가나 남미의 브라질 사람들도 쇠꼬리로 수프를 끓여 먹는다. 맛있는 것을 알아보는 감각은 동서양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양 사람들의 쇠꼬리수프는 감자와 당근, 버섯, 토마토 등을 넣고 같이 끓인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쇠꼬리수프가 통조림으로도 나온다.

사람의 팔 구실을 하는 소의 꼬리는 운동량이 많아 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쇠꼬리에는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보신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한방에서는 쇠꼬리가 발기부전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뜨끈한 꼬리곰탕 한 그릇이면 추운 날씨도 쉽게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서울 종로3가의 영춘옥은 60여년째 꼬리곰탕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집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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