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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떡국·첨세병

등록 2010-12-28 20:13

양력이든 음력이든 설은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날이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설날을 ‘조심하는 날’이라고 했다. 해가 바뀐 정월 초하루에는 1년 내내 탈 없이 지내게 해 달라는 뜻에서 조심하며 보내라는 의미이다.

설날의 시식은 떡국이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풍속은 매우 오래된 것으로 상고시대 이래 신년 제사 때 먹는 음복음식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떡국에 대한 기록은 1609년의 <영접도감도청의궤>에 병갱(餠羹)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등장한다. 그러나 그때의 병갱은 국수나 수제비, 떡국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인지라 그것이 지금의 떡국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오늘날의 떡국은 18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나온 <경도잡지>, <원행을묘정리의궤>, <열양세시기>, <동국세시기> 등에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경도잡지>는 “멥쌀로 만든 떡을 치고 비벼 한 가닥으로 만든다. 굳어지기를 기다려 엽전같이 얇게 썰어 끓이다가 꿩고기와 후춧가루 등을 넣고 국을 만든 것이다. 세찬(歲饌)으로 없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떡국은 원래 꿩고기를 넣고 끓이는 것이었으나 꿩이 없을 때는 닭고기를 썼다. 그래서 생긴 것이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다.

떡국을 첨세병(添歲餠)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떡국을 먹음으로써 나이를 한살 더 먹게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떡국의 흰색은 무구하고 경건한 삶을 의미하고 긴 가래떡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뜻이며 떡을 엽전 모양으로 동그랗게 써는 것은 재화가 풍족하기를 기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떡국은 순수함과 건강, 풍요에 대한 소망을 담은 음식이다. 올 설에는 그 의미를 생각하며 떡국을 먹고 만사에 조심하며 새해를 맞이하자.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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