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기 논설위원
정치인의 독설은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최고권력자를 상대로 독설을 하면 일시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야당 지지층을 자기 주변에 결집시킬 수 있다. 상대방이 대응해 올수록 효과는 커진다. 일종의 전략적 선택이다.
단순한 분노의 표출일 경우 독설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10~20% 골수 지지층한테서는 “통쾌하다”는 말을 듣겠지만 나머지 국민들은 대부분 고개를 돌린다. 미국의 작가 윌 듀랜트는 “자유가 질서를 파괴할 때 질서에 대한 갈망이 자유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다. 금도를 넘어선 독설은 역풍을 불러 상대방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파괴한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연일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이명박 정권을) 죽여버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데 이어 31일에는 “악의 무리와 탐욕의 무리들을 소탕하러 나가자”고 말했다. 신년사에선 “정의로운 길을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의 독설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도 “조폭집단을 소탕하자”는 등 많은 독설 화법을 구사해왔다. 하지만 “죽여버려야”, “악의 무리” 등은 정치인으로서 금도를 넘어선 막말이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상대는 악의 무리고 본인은 정의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해도 상관없다는 뜻인가?
로마의 철학자 루키우스 세네카는 “군주의 첫째 통치술은 증오를 인내하는 힘”이라고 했다. 분노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면 선과 악의 이분법에 빠지고, 그 순간 냉철한 판단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상대 정당에 대한 막말은 해당 정치인들뿐 아니라 그 지지자들을 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비판을 하더라도 정확하고 절제된 표현이 필요하다. 목소리를 높여 막말로 몰아붙이면 상대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한심한 생각은 빨리 버리는 게 좋다. 본인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큰 해악이 될 뿐이다. 정남기 논설위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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