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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노-학 연대

등록 2011-01-09 18:41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이 노조 결성 때문에 실직 위기에 놓인 걸 계기로 ‘노-학 연대’ 필요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노동자와 학생이 함께 싸우는 걸 뜻하는 ‘노-학 연대’는 한국에서 1970년대 이후 노동운동과 학생운동의 바람직한 결합으로 간주되어 왔다.

‘연대’ 개념은 흔히 좌파의 전유물처럼 여기지만, 그 뿌리는 법률적인 개념이다. 이 개념의 기원이 되는 고대 로마법은 가족이나 씨족 구성원에게 상호부조의 의무를 부과했다고 한다. 이런 의무는 채권 또는 채무 관계에도 적용됐다. 구성원들이 빚을 공동으로 책임지고(연대채무) 권리도 함께 누린다는(연대채권) 생각이 이때 자리잡은 것이다.

이런 고대의 개념은 19세기 프랑스에서 근대적으로 재해석된다. 나폴레옹 법전이 로마의 연대채권, 연대채무 개념을 도입한 것을 계기로 나타난 일이다. 나폴레옹 법전 자체는 연대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일종의 ‘반연대주의’ 성향을 띠었다. 하지만 혁명을 겪으면서 이를 더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19세기 말에 이르면 연대 개념이 프랑스 공화주의의 이상인 ‘자유, 평등, 형제애’를 대체할 정도까지 확장된다.(한신대 김종엽 교수의 박사 논문 ‘에밀 뒤르켐의 현대성 비판에 대한 연구’ 참고)

당시 활동한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연대 문제를 깊이 연구한 대표적 학자다. 뒤르켐은 개인이 사회에 빚을 지고 있기에 그 빚을 갚아야 하며 사회 또한 구성원 전체의 복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둘의 관계를 조절하고 조직하는 개념으로 연대를 거론한다. 그에게 연대는 “19세기 사회가 맞이한 새로운 내전(계급전쟁)의 위험을 방어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왜 청소노동자를 도와야 하느냐는 학생이나 연대를 좌파의 전유물로 여기는 우파라도 경청할 가치가 있다.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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