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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쌈밥

등록 2011-01-16 20:59

쌈은 복을 먹는 것이다. <동국세시기>에 “보름날에는 취나물이나 배추잎, 혹은 김에 밥을 싸서 먹으니 이것을 복쌈이라 한다” 했다. 우리가 쌈을 먹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오래전부터이다.

원나라의 시인 양윤부(楊允孚)는 고려 사람들은 생채(상추)로 밥을 싸 먹는다고 설명하면서 “해홍은 붉은 꽃만 같지 못한데, 살구가 어찌 파람(巴欖)처럼 좋겠는가. 다시금 고려의 생채를 말할진댄, 산 뒤편의 향초를 모두 가져온 것 같네”라고 예찬했다. 상추를 천금채(千金菜)라고도 하는데 <해동역사>는 그 연유를 “고려국의 사신이 오면 수나라 사람들이 상추의 종자를 구하면서 대가를 몹시 후하게 쳐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재일 식품학자 정대성 교수는 쌈을 숟가락문화의 산물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음식문화의 지혜>에서 쌈밥을 “쌀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이 밥과 생야채를 잘 조화시킨 아주 독특한 요리”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쌈이 그리 점잖은 음식으로 대접받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조선 후기의 이덕무는 수신서 <사소절>에서 쌈을 먹을 때 직접 손을 대고 싸서는 안 된다고 했고 입을 크게 벌리고 먹지도 말라고 했다. 하지만 쌈은 역시 <어우야담>의 한 구절처럼 “남대문 열리듯 입을 떡 벌리고 밀어 넣어”가며 먹어야 제맛이 난다.

이제 쌈은 웰빙음식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연전에 미국의 <시카고 리뷰>는 쌈을 ‘맛있는 다이어트 음식’으로 소개한 바 있다. 맨해튼의 쌈 전문점 모모푸쿠 쌈바는 <뉴욕 타임스>로부터 별 세 개를 받았고 유명 식당가이드 ‘자갓’에 맛집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서울 평창동의 강촌쌈밥은 다양한 쌈재료와 돌솥밥, 견과류를 섞은 쌈장으로 이름을 얻고 있는 집이다.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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