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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곰치국

등록 2011-01-18 21:57

꼼치와 곰치, 물메기는 제각기 다른 생선이다. 그럼에도 표준명과 방언이 뒤섞인 이름으로 불리며 같은 물고기로 오인되기도 해 일반인들을 헷갈리게 한다. 필자도 어류학자가 아닌 입장에서 그 차이를 논하는 것이 주제넘은 일이라 생각해 통용되는 표준이름 물메기로 불러왔으나 용어 사용의 오류가 많아 확실한 구분을 해두고자 한다.

물메기를 흔히들 꼼치의 방언이라고 하는데 사실 물메기라는 생선은 버젓이 따로 존재한다. 꼼치는 학명이 Liparis tanakai고 물메기는 Liparis tessellatus다. 물론 둘 다 쏨뱅이목 꼼치과에 속하는지라 꼼치가 좀더 크긴 해도 생긴 건 흡사하다. 꼼치과에는 꼼치와 물메기 외에도 분홍꼼치, 미거지, 물미거지, 아가씨물메기, 보라물메기, 노랑물메기 등 고만고만한 종류가 많다. 어부나 식당 주인들이 일일이 구분할 여건이 못 되다 보니 그런 오무가 생긴 것이다. <자산어보>에도 꼼치과로 어림되는 해점어, 홍달어, 포도메기, 골망어 등 다양한 갈래를 나열해 놓았다.

강원도에서는 꼼치가 많이 나고 남, 서해에서는 물메기가 주로 잡힌다. 따라서 속초나 삼척의 곰치국은 꼼치로 끓이고 통영이나 거제의 메기탕은 물메기를 쓴다. 정작 곰치는 이들과는 전혀 다른 뱀장어목 곰치과에 속하는 생선으로 성질이 포악하고 모습은 뱀처럼 생겼다. 문제는 꼼치의 강원도 방언이 곰치라는 데 있다. 현지에서는 모두 꼼치를 곰치나 물곰이라 부르고 식당에도 곰치국, 물곰탕은 있지만 꼼치국은 없다. 따지고 보면 꼼치를 꼼치로 부르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 전혀 불리지 않는 표준명은 개명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삼척의 동아식당은 김치를 넣고 끓인 곰치국으로 유명하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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