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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신선로

등록 2011-01-30 19:03

신선로(神仙爐)는 조선의 대표적 궁중음식이다. 궁에서는 입을 즐겁게 해주는 음식이라는 의미의 열구자탕(悅口資湯 또는 悅口子湯)이라 불렀다. <진연의궤>에 의하면 소 안심, 곤자소니, 천엽, 꿩, 닭, 전복, 해삼, 숭어 등 무려 25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는 호화판 요리이다.

궁의 문서에는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전 조리서인 <소문사설>에는 열구자탕(熱口子湯)으로 기록됐다. <송남잡지>에는 열구지(悅口旨), <규곤요람>에는 구자탕, <이씨음식법>에는 열고자탕이라 했다. <규합총서> <시의전서> <해동죽지>에는 신선로라 하였다. 1868년의 <진찬의궤>에는 면신설로(麵新設爐)와 열구자탕이 같이 올라 있고 1882년의 동궁가례를 기록한 어상기(御床記)에는 탕신설로와 잡탕신설로까지 나온다. 신선로라는 명칭은 일반에서 붙인 것으로 짐작된다. 조리용구의 이름이 음식명이 된 전형적 사례이다. <동국세시기>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무, 오이, 마늘, 파, 계란을 섞어 넣고 장국을 끓인다. 이것을 열구자탕 또는 신선로라고 한다”면서 그 연원을 중국의 난로회(煖爐會)에서 찾는다. 중국의 훠궈(火鍋)가 우리 신선로틀과 흡사하게 생긴 것도 중국유래설을 뒷받침한다.

조선 후기의 중국기행문인 서유문의 <무오연행록>이나 김경선의 <연원직지>에도 열구자탕에 관한 언급이 보인다. 조선 말의 <해동죽지>와 <조선요리학>에는 훗날 신선이 되었다는 연산군 때의 선비, 정희량이 만들어 먹은 것이라 신선로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야담 같은 해설도 나온다. 서울 장충동 궁중음식전문점 지화자에 가면 신선로를 맛볼 수 있다.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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