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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곰보할머니가 만든 두부요리

등록 2011-02-08 19:02수정 2011-02-09 10:39

마파두부처럼 재미있는 유래를 가진 음식도 드물 것이다. 마파(麻婆)는 곰보할머니라는 뜻으로 그 이름을 굳이 풀이하자면 ‘곰보할머니가 만든 두부요리’라는 심상치 않은 의미가 된다. 마파두부의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다. 19세기 말 청나라 때 쓰촨(사천)성 청두(성도)에 살던 온(溫)씨 집안에 용모는 아름다우나 얼굴이 얽은 교교(巧巧)라는 딸이 있었다고 한다. 딸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던 그녀의 부모는 수소문 끝에 진(陣)씨 성을 가진 청년과 어렵사리 혼인을 시켰는데 얼마 후에 그가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교교는 호구지책으로 시누이와 함께 진교교고수두부팽조(陳巧巧姑嫂豆腐烹調)라는 긴 이름의 음식점을 열게 된다. 그 뜻은 정황 그대로 시누이와 올케가 같이하는 두부요리점이 된다. 그 집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이 두부를 맵게 양념해서 기름에 볶은 요리였는데 훗날 교교가 세상을 떠나자 단골손님들이 그것에 마파두부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사천요리는 호남요리와 더불어 맵기로 유명한데 호남 사람들이 “우리는 매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不怕辣)”고 하면, 사천 사람들은 “우리는 맵지 않은 것을 두려워한다(怕不辣)”고 응수할 정도라 한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천 사람들은 “음식은 중국에 있고 맛은 사천에 있다”(食在中國 味在四川)고 할 정도로 자신들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마파두부는 그런 사천요리 중에서도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음식이 아닐까 싶다.

해외로 진출한 화교들에 의해 전파된 마파두부는 이제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사랑받는 중국음식이 되었다. 이태원의 미국식 중국요리 전문점 홀리차우는 조금 순화된 마파두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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