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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오순도순 알프스 퐁뒤

등록 2011-03-13 20:13

퐁뒤는 알프스가 낳은 음식이다. 겨울이면 눈 때문에 고립되기 일쑤였던 스위스 산악지방의 주민들이 봄을 기다리며 해먹던 음식이다. 집에 보관하던 치즈를 와인과 함께 끓여 굳은 빵을 찍어 먹은 것이 그 유래라고 한다. 야영을 하던 사냥꾼들이 처음 해먹었다는 설도 있고 목동들이 발명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무튼 고산지대의 환경이 만들어낸 요리임에는 틀림없다.

퐁뒤가 프랑스 음식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 이름이 ‘녹이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fondre’에서 비롯되었고 퐁뒤의 고향이라고 하는 뇌샤텔이 불어권이며 과거에는 스위스의 영토가 아니었기 때문인데, 지금은 대부분 스위스 전통음식으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미국에 퐁뒤를 전한 것은 프랑스의 전설적인 미식가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이라는 설이 있다. 그가 프랑스혁명 당시 미국에서 3년간 망명생활을 하면서 그곳에 전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저서 <미각의 생리학>에 나오는 퐁뒤 요리법은 지금의 퐁뒤와는 사뭇 다르다. 퐁뒤는 서양에서는 드물게 공동으로 먹는 음식이다. 끓는 치즈냄비를 가운데 놓고 오순도순 마주 앉아 먹는 요리라 가족이나 연인들이 정을 돈독히 하기엔 그저 그만이다. 함께 퐁뒤를 먹다 냄비에 빵을 빠뜨리면 여자는 남자에게 뽀뽀를 하고, 남자는 와인을 사야 하는 재미있는 풍습도 있다.

그뤼예르치즈와 에멘탈치즈를 섞어 쓰는 치즈퐁뒤가 기본이지만 기름을 끓여서 고기와 야채를 조리해 먹는 퐁뒤부르기뇽이나 초콜릿퐁뒤도 있다. 조리가 간편하며 대단한 요리 솜씨가 없어도 쉽게 해먹을 수 있다고 서양 사람들은 퐁뒤도구를 결혼선물로도 흔히 준다. 서울 이태원의 알트스위스샬레에 가면 알프스 분위기를 만끽하며 퐁뒤를 즐길 수 있다.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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