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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쓰린 속 달래주는 북어국

등록 2011-03-15 20:06

북어처럼 만만한 생선도 없었나 보다. 조선 말 고종의 수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김기수는 <일동기유>(日東記游)에 일본에 북어가 없음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에는 “그것이 많이 나고 그 값이 싼 까닭으로, 심산궁곡의 노인과 여자, 어린아이들까지도 북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했을 정도이다. 같은 시대의 이유원도 <임하필기>에서 “내가 원산을 지나다가 이 물고기가 쌓여 있는 것을 보았는데, 마치 오강(지금의 한강 일대)에 쌓인 땔나무처럼 많아서 그 수효를 헤아릴 수 없었다”고 했다. 북어는 명태의 다른 이름이면서 말린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역시 조선 후기에 나온 <송남잡지>는 북어명태(北魚明太)라 했다. <재물보>는 “북해에서 나므로 이름을 북어라 한다”했고, <난호어목지>는 “생것은 명태, 말린 것은 북어”라고 했다.

안타깝게도 동해안에서 그렇게 많이 잡히던 명태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얼굴 보기가 힘들어졌다. 믿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잡힌 명태는 단 1t에 불과하다. 반면에 수입한 명태는 22만t에 육박한다. 대부분 러시아의 베링해와 일본 홋카이도 부근에서 잡은 것들이라니 북어라는 이름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자위해야 할까. 동해의 명태가 한류를 찾아 북쪽으로 이사를 간 것이라 생각하면 마음은 편할 것 같다.

북어로는 조림, 찜, 구이, 무침 등 다양한 요리를 해먹을 수 있지만 역시 백미는 국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술 마신 다음날 먹는 북어국은 시원할 뿐 아니라 알코올을 분해하는 타우린과 메티오닌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해장국으로 좋다. 서울 다동의 북어국집은 40여년째 일대 직장인들의 쓰린 속을 사골육수로 끓인 북어국으로 달래주고 있다.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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