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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전쟁의 경제효과 / 박순빈

등록 2011-09-08 19:25

경제학은 과학인가? 현대 경제학자들은 그렇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어떤 현상이 다른 모든 현상에 영향을 미치거나 의존하는 과정을 수학적 기법으로 설명하려 든다. 경제학자들에게 이론은 인간이 써먹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실용적 과학주의다.

경제학적 능력은 2001년 9·11 참사 뒤 미국이 벌인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에도 동원됐다. 2003년 초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임박하자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보고서가 여러 곳에서 나왔다. 그중에서도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연구기관인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보고서가 유명하다.

시카고대의 계량경제학자 3명의 공동용역으로 나온 이 보고서는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는 데 드는 비용을 1250억달러로 추산했다. 편익은 군사적 행동 없이 기존 봉쇄정책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는 데 얼마만큼의 돈이 들어가는지로 따졌는데, 2583억~3800억달러가 나왔다. 비용보다 편익이 두세배 크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포장한 이런 비용·편익 분석은 부시 정권의 이라크 침공에 큰 힘을 실어줬다.

그렇다면 실제 지금까지 미국이 아프간·이라크전에 쏟아부은 돈은 얼마나 될까? 지난 3월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투입된 재정만 1조2830억달러로 집계했다. 애초 미 정부의 예상치에 견줘 10배다. 브라운대 왓슨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6월에 낸 ‘전쟁 비용’이란 보고서에서 간접비용 등을 포함하면 4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9·11의 대가’라는 인터넷 칼럼에서 퇴역 참전군인 치료비와 보상비를 보태면 5조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편익은? “미국민들이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자’는 교훈을 얻은 것뿐이다”라는 게 스티글리츠 교수의 결론이다.

박순빈 논설위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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