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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정직한 대통령 / 김종구

등록 2011-11-16 19:16

정치인에게 온전한 정직함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직한 정치인이라는 표현 자체가 모순어법”이라는 말도 있다. 정직한 대통령의 표상인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에 대해서도 ‘가장 정직한 모사꾼’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뛰어난 술수로 민주당을 분열시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나 노예해방의 기치 뒤에 숨긴 교묘한 정략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리더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라는 책을 펴낸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지도자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옳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국가 간에 오가는 거짓말은 의외로 적고 지도자가 자기 나라 국민에게 하는 거짓말이 더 많고 위험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적었다.

조엘 허슈혼 전 위스콘신대 교수는 미국 대선을 1년쯤 앞둔 2007년 “우리는 첫 여성, 첫 흑인, 혹은 첫 라틴계 대통령의 등장 전망에 너무 감동받아서는 안 된다. 처음이 아니더라도 정말 오랜만에 정직한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보다 더 급진적인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라는 칼럼을 썼다. 정직한 대통령에 대한 갈망은 미국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미국 라이딩스-매키버 여론조사팀이 지난 1997년 역사학자 등 719명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미국 역대 대통령 성적표’의 ‘성격 및 도덕성’ 항목을 보면, 리처드 닉슨이 꼴찌를 차지했고 로널드 레이건(39위), 빌 클린턴(38위), 린든 존슨(37위) 등 최근의 대통령들은 거의 모두 바닥권을 맴돌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는 정직한 대통령으로 남으려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요즘 정직과 신뢰로 각광받는 안철수 교수를 의식한 발언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을 너무 스스럼없이 하니 듣는 사람이 오히려 당혹스럽다. 김종구 논설위원 kj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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