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마르크스가 부르주아지라고 불렀던 자본가 계급을 포함해 문명의 모든 시대를 지배했던 계급에게 소스타인 베블런은 유한계급이라는 이름을 선사했다. 유한계급은 생산적 노동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노동으로 창출한 것을 약탈하고 활용하는 계급이다. 그들은 보수주의의 몸통이다.
하지만 그들이 알량한 기득권을 지키려고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보수주의는 현존하는 지배적 사유습성을 지키는 것이다. 익숙한 것을 수용하고 낯선 것을 배척하는 인간의 본능에 부합한다. 베블런에 따르면 생활환경의 변화에 강하게 노출되는 사람이 먼저 새로운 사유습성을 받아들인다. 유한계급은 돈과 권력이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생활환경의 변화에는 압력을 느끼지 않는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속설이 있다. 보수주의가 인간의 보편적 속성인 반면 진보는 본능을 거슬러 올라간다. 새로운 사유습성을 창조해 지배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운동이기에 쉽게 단결하지 못한다. 4·11 총선을 앞두고 야권 연대는 막스 베버의 표현으로 신념윤리가 강한 진보가 책임윤리를 다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큰 틀에서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모든 이들이 힘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새누리당으로 신장개업했으나 보수는 분열·분화하고 있다. 권력욕에 기반한 기회주의의 맨얼굴을 드러낸다.
그런데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유한계급과 아무 관계가 없는 하위 소득계층 유권자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다. 베블런에 따르면 그것 역시 유한계급 제도와 관계가 있다. 유한계급은 부유하기 때문에 혁신을 거부한다.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은 너무나 가난해서 보수적이다. 베블런은 그 둘이 약탈하고 약탈당하는 관계에 있다고 보았다. 둘의 결별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보수 분열이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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