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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원전 마피아 / 오태규

등록 2012-03-20 19:19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인재인가, 천재인가? 쓰나미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사고였는지, 인위적 실수 때문이었는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성격 규정이 달라지는 매우 미묘한 문제다.

이에 대해 마다라메 하루키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월16일 국회에 출석해 인재 쪽에 손을 들어줬다. 그는 쓰나미와 전원 상실과 관련한 안전지침이 허술했던 것과 관련해 “낮은 안전기준을 사업자가 제시하면 규제당국이 이를 수용했고, 사업자는 국가가 안전성을 보증했다는 점을 들어 안전성 향상에 노력하지 않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말했다. 감독기관인 정부와 사업자인 전력회사의 유착관계를 시인한 것이다.

종합자원에너지조사회 위원을 맡고 있는 핫타 다쓰오 오사카대 초빙교수의 진단은 더욱 신랄하다. ‘원전 마피아’가 작동하는 구조를 생생하게 고발한다. “전력회사는 지역독점을 통해 거대한 정치력과 자금력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전력회사는 그 자금력을 배경으로 다수의 관청 출신자를 낙하산 인사를 통해 높은 연봉을 주며 간부에 등용해 왔다. 그뿐만 아니라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광고 스폰서가 되어 언론매체들에 혜택을 주고, 연구비를 지급함으로써 연구자들도 윤택하게 해주었다. 전력회사 임원 출신과 노동조합 간부들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전국 정치가들에게는 간접적으로 자금도 지원해 왔다.”(<일본 대재해의 교훈>에서 인용)

최근 발각된 고리 원전 사고 은폐와 이에 대처하는 관련 기관들의 태도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다. 사고가 제때 보고되지 않은 것은 물론, 사고 뒤 성능검사를 통과했다던 비상발전기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점검에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꼴을 보니, 일본에서와 같은 원전 마피아가 우리나라에서도 준동하고 있지 않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오태규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 @ohta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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