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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수국혁명 / 정영무

등록 2012-07-03 19:17

일본 도쿄 총리관저 앞에서는 금요일마다 원전 반대 시위가 열린다. 원전을 다시 돌린다는 소식에 지난달 29일에는 20만명이 참여했고 1일에는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로 이어졌다. 조용한 일본 사회에서 촛불시위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은 수십년 만이라고 한다.

원전을 재가동해서는 안 된다는 일본 국민의 비율은 70%를 넘는다. 원전 반대 움직임이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정부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원전 문제는 이제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이케가미 요시히코 전 <현대사상> 편집주간은 말한다. 반원전 시위는 작은 꽃망울이 모여 큰 봉오리를 이루는 수국처럼, 개개인의 힘은 작지만 시민들이 모여서 큰 목소리를 내면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뜻으로 재스민혁명에 빗대어 수국혁명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전 반경 5㎞ 이내 주변지역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이균도씨 가족은 자폐와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씨는 자폐증이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직장암과 갑상선암, 할머니는 위암에 걸렸다. 일가족 집단발병의 원인이 고리원전 때문이라고 의심하는 이씨 가족은 어제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이씨 부자는 세상걷기를 통해 장애인 문제를 널리 알려왔는데 이번에는 원전 문제로 소송을 낸 것이다.

방사능 피폭의 후유증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피해자가 입증해야 했다. 원전 주변지역에 사는 균도씨 가족이 처음 소송을 냄으로써 이번에는 원전이 암이나 자폐 등에 정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국가가 증명해야 한다. 이윤논리를 비밀주의로 감싸온 원전의 성채가 후쿠시마 사고 이후 그런 관행이 용납되지 않는 상황에 놓였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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