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어려운 행정용어 팔백일흔일곱개를 알기 쉽게 바꿔 쓰기로 했다. 가매장→임시매장, 고참→선임자, 공란→빈칸, 아나고→붕장어…처럼 <일본어투 용어 순화 자료집>(2005, 국립국어원)에서 바루어 놓은 것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국어심의회를 거쳐 확정된 순화어는 정부 중앙부처는 물론이고 전국 지자체에도 널리 알려 함께 쓰기로 하겠다는 게 서울시 관계자의 말이다. 잘한 일이지만, 아쉬움이 없지 않다. 스크린도어가 빠져서이다.
‘투명 유리벽’(ㄷ일보), ‘승강장 안전 차단문’, ‘자동문’, ‘차단막’(ㅇ뉴스), ‘추락방지용 투명벽’, ‘차단문’(ㅎ일보), ‘유리 차단문’(ㅁ일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채 십년이 되지 않은 스크린도어는 이처럼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스크린도어 도입 논의가 본격화된 계기가 ‘승강장 추락사고’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말들이다. 2003년 말 <한겨레>는 “건설교통부는 승강장 안전사고 방지 대책을 마련해 2005년까지 모든 지하철 승강장에 안전펜스와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전하면서 제목으로 ‘지하철 승강장에 판막이’라고 달았다. 플랫폼을 ‘푸랏토호무’라 하는 일본에서는 ‘호무도아’ 또는 ‘스쿠린도아’라고 한다.
승강장에 설치된 문은 ‘플랫폼 스크린도어’(Platform screen door)이고, ‘스크린도어’는 ‘망사문’이다. 이 말은 2004년 7월에 국립국어원이 ‘안전문’으로 다듬은 바 있지만 우리 지하철에는 여전히 스크린도어만 있다. 지난 4일 서울시가 마련한 ‘공공언어 시민돌봄이 한마당’에서 ‘우리말가꿈이’가 제안한 용어 중에 ‘안전문’(스크린도어)이 있다. 순화 제안어 수용 여부는 관련 부서의 검토와 여론조사를 거친 뒤 서울시 행정용어 순화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한다. 올해 한글날에는 ‘망사문’(스크린도어)이 아닌 ‘안전문’으로 출근했으면 좋겠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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