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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녹색기후기금 / 오태규

등록 2012-10-22 19:26

투자 유치 실패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패 도시’의 대명사로 불릴 뻔했던 인천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들어온다. 인천 송도는 지난 20일 인천에서 열린 기금 제2차 이사회에서 독일 본, 스위스 제네바 같은 쟁쟁한 도시를 누르고 기금 사무국을 유치했다.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리고, 장차 국제통화기금(IMF)보다 규모가 커질 것이라니 온 인천이 환호작약할 만하다.

이 기금은 유엔기후협약(UNFCCC)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전문 국제금융기구다. 2010년 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당사국총회(COP)에서 설립을 승인했다. 구체적 재원 마련 계획은 11월 말 카타르에서 열리는 당사국총회(COP18)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개도국에서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000억달러씩 기금을 모으자고 주장하고, 선진국은 매년 조금씩 늘려가다가 2020년에 1000억달러로 하자고 주장한다. 그래서 2020년엔 자금 규모가 국제통화기금(현재 8450억달러)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은 ‘미리 김칫국 마시기’에 그칠 수도 있다. 그래도 녹색기후기금은 우리나라가 유치한 국제기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더욱이 기후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면서 이 기금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게 확실하다.

하지만 너무 사무국 유치의 경제효과만 따지는 건 천박하다. 더 중요한 건 이 기금의 유치로 죽어가던 송도가 살아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인류 보편 과제인 기후 문제에 주도적 구실을 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 기금 사무국 유치는 우리나라가 주도해 국제기구로 출범하게 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 함께, 나라의 틀을 뛰어넘는 가치 외교의 개가라고 평가할 만하다.

오태규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 @ohta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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