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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체면 팽개친 미술관들 / 노형석

등록 2012-11-19 19:52수정 2012-11-20 10:22

예술가와 한때를! 지난달 프랑스 파리의 미술관 팔레 드 도쿄는 재정 핍박을 벗어나려고 비책을 끄집어냈다. 관객이 유명 예술가와 한때를 보내는 ‘아트서비스’ 25종을 경매로 팔아 88만유로(약 12억7000만원)를 모금한 것이다. 프랑스 대표 작가 볼탕스키와 작업실에서 사진 찍기, 일본의 세계적인 사진가 스기모토와 ‘변기’의 거장 뒤샹에 대해 밀담 나누기 등등…. 최고가는 프랑스 작가 피르망이 낙찰자의 석고상을 빚어주는 서비스로, 2만5000유로(약 3600만원)에 낙찰됐다. 수익은 정부 지원금이 삭감된 미술관의 내년 전시 자금으로 쓴다.

이처럼 요즘 서구 공공미술관들은 재정난으로 야단이다. 영국만 해도 지난 2년간 박물관·역사유적지 30곳이 폐관했다. 영국박물관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을 아웃소싱하려다 이달 초 시한부 파업이 벌어졌다. 미국 뉴욕 모마미술관은 내년 5월부터 재정 확충을 위해 월요일 휴관을 없앴다. 고속성장을 달려온 중국은 딴판이다. 지난해 말 등록 미술관·박물관 수는 10년 전 2200여개에서 3589개로 늘어 연평균 100여개씩 급증했다. 상하이에서는 10월 초 전시실 27개가 딸린 1만9000여평짜리 예술궁전과, 옛 발전소를 개조한 현대미술관이 뚝딱 지어져 세계 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양극화 칼날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국가 경제력에 따라 공공미술관도 부익부 빈익빈에 휩쓸리면서, 권위를 잃고 생존에 급급한 처지로 전락했다. 프랑스 초대 문화부 장관 앙드레 말로는 “국가는 예술을 감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봉사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했지만, 미술관의 정신적 성채를 지키려는 위정자들은 이제 찾기 힘들다. 국내에도 장기 불황 여파로 공공미술관 지원에 정책 한파가 밀려올 조짐이지만, 각 대선 후보들 공약엔 기본적인 이해조차 보이지 않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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