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출구조사의 본고장은 미국이다. 1960년대 텔레비전 산업이 발달해 방송사들의 속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구조사가 도입됐다. 1967년 미국 <시비에스>(CBS)가 켄터키주 주지사 선거에서 출구조사를 처음 벌였다.
출구조사는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도 많았다. 1980년 미국 대선의 경우 <엔비시>(NBC)가 서부에서 아직 투표가 진행중인 와중에 동부의 투표가 끝나자 출구조사를 토대로 로널드 레이건의 당선 확정을 발표해 물의를 빚었다. 1992년 영국 총선 출구조사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출구조사는 과반 정당이 없을 것으로 예측됐는데, 실제로는 존 메이저가 이끄는 보수당이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이른바 ‘수줍은 토리 효과’, 즉 보수당 지지자들이 자신의 투표 행태를 밝히길 꺼린 탓이었다.
한국에선 1996년 총선 때 처음으로 출구조사가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도입됐지만, 39개 지역구의 1위를 잘못 예측하는 실수를 범했다. 2000년 총선 때부터 본격적인 출구조사가 이뤄졌지만 1, 2당의 순서를 바꾸어 예측하는 엄청난 실패로 끝났다. 2004년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 의석은 실제보다 많게, 한나라당 의석은 적게 예측돼 비난을 샀다.
대선 출구조사의 경우 비교적 정확도가 높았다.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 49.1% 대 이회창 46.8%로 예측됐는데 실제는 노무현 48.9% 대 이회창 46.6%로 나왔다. 2007년 대선 때는 정동영 26.0% 대 이명박 50.3%로 예측됐고 실제는 정동영 26.1% 대 이명박 48.7%로 집계됐다.
이번에도 투표가 종료되는 19일 오후 6시 방송 3사의 출구조사를 보면 승부가 판가름날 수 있을까? 초박빙의 이번 대선은 출구조사마저도 어느 쪽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지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백기철 논설위원 kcbae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국정원 최고 엘리트 ‘댓글알바’…자괴감 느껴”
■ 새마음청년연합 옆 쓰레기통엔 찢어진 문서들
■ 경찰, ‘기초 중 기초’ IP주소도 확인 안해
■ 대구서도 새누리 불법사무소 박근혜 후보 임명장 무더기로
■ 김근태가 죽기전까지 이근안을 용서못한 이유
■ 이외수, 새누리 광고 조작에 “조작이 생활화된 정당”
■ [화보] 새누리 ‘불법댓글’ 새마음청년연합 휴지통서 딱 걸렸네~
■ “국정원 최고 엘리트 ‘댓글알바’…자괴감 느껴”
■ 새마음청년연합 옆 쓰레기통엔 찢어진 문서들
■ 경찰, ‘기초 중 기초’ IP주소도 확인 안해
■ 대구서도 새누리 불법사무소 박근혜 후보 임명장 무더기로
■ 김근태가 죽기전까지 이근안을 용서못한 이유
■ 이외수, 새누리 광고 조작에 “조작이 생활화된 정당”
■ [화보] 새누리 ‘불법댓글’ 새마음청년연합 휴지통서 딱 걸렸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