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인데도 인공호흡기 등 온갖 기계를 주렁주렁 달고 생명을 연장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에 이 장치를 뗄 수 있는가를 놓고 오늘(29일) 공청회가 열린다.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내놓은 ‘무의미한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권고안’을 놓고서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도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향한 쟁론의 시대에 돌입하는 것이다.
가장 유쾌한 죽음은 유시민이 제안했다. 그는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생전 장례식’을 묘사했다. 시설 좋은 나이트클럽이나 넓은 웨딩홀을 빌리고 제대로 된 출장 뷔페를 주문한다. 선물은 손으로 쓴 엽서나 직접 기타 반주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 등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으로 제한한다. 이선희의 ‘아 옛날이여’를 틀어놓고, 독일산 맥주 바르슈타이너나 배다리양조장 막걸리를 마신다. 서로 고백하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며, 남은 자의 삶과 떠나는 자의 죽음이 평화로워지는 자리이다. 당연히 사후 장례식은 없다.
유시민의 상상력을 자극한 선지자들이 있었다. 연암 박지원은 노환으로 거동을 할 수 없게 되자 약을 물리치고 술상을 차려 친구들을 불러들였다고 한다. 친구들이 말하고 웃는 소리를 들으며 죽음을 맞이했다. 세계 최고의 회계법인 케이피엠지(KPMG) 회장이던 유진 오켈리는 뇌암 판정을 받고 남은 시간이 석 달뿐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가 53살이었다. 그는 1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편지와 전화로 작별인사를 했다. 가까운 친지들을 불러서는 와인 파티도 벌였다.
하지만 품격있는 죽음에는 전제가 따른다. 자기의 삶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거둘지 통제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준비 없이 맞는 사고나 스멀스멀 휘감아오는 치매에는 손쓸 방도가 없다. 그러니 적극적 안락사도 아주 제한되고 엄격한 조건에서는 허용하는 게 어떨까. 세상에 나올 때는 아니었으나, 물러날 때는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의겸 논설위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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