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의 성장을 억제해 고사시키는 화학물질이 고엽제다. 고엽제 속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독성이 강한 다이옥신이 함유돼 있다. 의도적으로 첨가한 독극물은 아니지만 고엽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불순물로 생성된다고 한다. 다이옥신 1g이면 2만명을 죽일 수 있다.
베트남전쟁 때 미군은 베트남 국토의 15%에 해당하는 60만에이커의 광범위한 밀림지역에 고엽제 5만t을 살포했다. 40m 상공의 낮은 고도에서 항공기로 고엽제를 뿌리면 4분 이내에 폭 80m, 길이 16㎞의 정글이 완전히 말라 죽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고엽제가 한국군 작전지역에 뿌려졌다.
베트남전은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나라의 장병들이 모르는 사이에 다이옥신을 몸속에 축적시키고 끝난 전쟁이다. 고엽제에 노출되면 다이옥신에 의한 폐암, 간암, 생식기능장애, 면역손상, 기형 등이 올 수 있다. 오랜 고통을 겪고 유전적으로 후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슬로 불릿(느린 총탄)이라고 불렸다. 전쟁 당시만 해도 병사들은 고엽제의 독성을 모르고 맨손으로 살포하거나 해충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몸에 바르기도 했다.
대법원이 지난 12일 고엽제 피해자들이 미국의 제조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사실상 제조사 손을 들어줬다. 빗속에 모인 노병들은 사법주권을 포기했다고 격앙했지만 정작 땅을 칠 일은 전두환 정권에서 일어났다. 1984년 <중앙일보>가 고엽제 문제를 크게 보도했을 때 전두환 정권은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언론의 입을 틀어막았다고 한다. 당시 미국 사회가 고엽제 문제로 떠들썩했고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의 베트남 참전 군인들은 고엽제 제조사를 상대로 미국 연방법원에 소송을 내 배상받았다.
지난달 고엽제전우회가 베트남전 때 연대장을 지낸 전 전 대통령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의리 하나는 있다는 5공 세력의 ‘고엽제 맞은 전우애’를 보는 듯하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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