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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김기춘과 육법당

등록 2013-08-06 19:06수정 2013-08-07 16:10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회의장에 걸어들어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회의장에 걸어들어오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유레카] 김의겸 논설위원
인명진 목사는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를 보고 “육법당(陸法黨)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육법당은 과거 군인 대통령 시절 육사 출신 정치인들과 서울대 법대 나온 법률가들이 결합해 정권을 지탱해주던 체제를 말한다. 하지만 그 예언은 6개월이 지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임명됨으로써 비로소 완성된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한 ‘16개의 별’이 이미 박근혜 대통령을 감싸고 있는데도, 김 실장이 두드러져 보이는 건 육법당의 ‘초대 당수’쯤에 해당하는 신직수(1927~2001년)와의 인연 때문이다.

신직수는 충남 서천 출신으로 전주사범을 나온 비주류였으나, 박정희가 5사단장을 할 때 사단 법무참모를 지낸 인연으로 벼락출세의 길을 걷는다. 1963년 검찰총장이 될 때 그의 나이 고작 서른여섯이었다. 검찰총장을 무려 7년 반이나 한 뒤 잇따라 법무부 장관과 중앙정보부장을 거쳤다. 물론 신직수는 인혁당 사건을 조작하는 등 충실한 시녀 역할을 다한다.

그런 신직수가 가장 총애했던 검사가 김기춘이다. 자리를 옮길 때마다 데리고 다니며 중책을 맡긴다. 대표적인 게 유신헌법이다. 유신헌법을 제정한 것으로 알려진 한태연 전 서울대 법대 교수는 생전에 이런 증언을 남겼다. 1972년 박정희가 불러 청와대로 가보니 ‘헌법 개정안’이라 적힌 조그만 메모지를 내밀며 법무부를 도우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한태연은 “법무부에 가보니 당시 김기춘이 주도해 초안을 이미 완성해놓은 상태였고, 신직수는 ‘골격에는 절대 손대지 말라’고 해 자구 수정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김기춘을 파리에 보내 1년 동안 드골 헌법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게 했다”고도 했는데, 김기춘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김기춘이 드골에 심취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기춘은 <자칼의 날>이라는 추리소설로 저격범 문세광의 자백을 받아낸 걸 자랑스러워하는데, 이 책은 드골 대통령의 암살 미수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김의겸 논설위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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