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시론] 독도 정책 전면 쇄신해야 / 이재하

등록 2013-09-09 18:32

이재하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
이재하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
지난 8월 초 일본 정부는 처음으로 시행한 독도문제에 대한 국민여론조사에서 그들의 94.5%가 독도를 알고 있고, 60.7%가 일본 고유영토로 인식하고 있다는 등의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필자는 이것을 아베 정부의 독도에 대한 도발이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며, 우리도 과거 독도정책을 성찰해보고 전면적으로 정책쇄신을 단행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일 독도영유권 논쟁은 1952년 1월 이승만 대통령의 독도영유권을 포함한 평화선 선언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박 외교성명으로 본격화되었다. 이후 일본의 계속된 독도영유권 주장과 국제분쟁 문제화에 대해 1954년부터 우리 정부는 독도는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이고, 영유권 분쟁은 존재하지 않아 사법적 해결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독도에 대한 확고한 영토 주권을 행사해 나가겠다는 기본입장을 발표하곤 했다. 과연 역대 정부는 기본입장처럼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배타적으로 확실히 행사해 왔는가? 이승만 정부는 1953년 4월 출범한 독도의용수비대의 독도 점거·수호활동을 지원하다가 1956년 말부터 경찰로 구성된 독도경비대가 맡게 하는 등의 영유권 행사와 실효적 지배에 그쳤다.

박정희 정부는 독도문제를 정치에 이용함으로써 독도영유권을 크게 훼손하는 역사적 잘못을 범하게 된다. 정부는 한-일 국교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인 독도문제에 대해 별도로 1965년 1월 ‘독도에 관한 비밀협정(독도밀약)’을 체결한 것이 밝혀졌다. 전두환과 노태우 정부도 전 정부의 독도정책을 계승하여 어떠한 개발행위도 하지 않았다.

김영삼 정부는 1996년 초 일본의 독도 기점 배타적경제수역(EEZ) 선포 등에 맞서 독도의 영유권과 실효적 지배 강화 조처로 1997년 11월에 독도 선착장과 어업인 숙소를 건립한 바 있다. 하지만 1997년 말 외환위기를 앞둔 7월에 일본과의 협력관계 때문인지 우리 배타적경제수역 설정 기점을 독도가 아닌 울릉도로 한다고 발표해 독도영유권을 훼손하였다. 김대중 정부도 일본이 한국의 경제위기를 국익 기회로 활용하려 1998년 1월 파기한 한-일 어업협정을 11월에 다시 체결하며 독도 주변해역을 양국의 중간수역으로 설정함으로써 영유권을 훼손하였다.

노무현 정부는 2005년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 제정 등의 독도문제 분쟁화를 노골화하자, 과거 정부와 달리 대통령이 2005년 3월과 2006년 4월 각각 담화문을 발표해 독도문제를 일본 제국주의 침략 역사의 미청산 문제로 규정하고, 독도의 영토주권 확립을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천명하였다. 이에 비해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이 2012년 8월 역사상 처음으로 독도를 전격 방문하여 영유권 수호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지만, 실천적인 영유권 행사에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역대 정부는 이처럼 기본입장과 다르게 독도를 국내외 정치에 편의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영유권을 훼손하기도 하였고, 1950년대부터 점거하고 있는데도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제반사업 추진은 물론이고 유엔해양법협약상 독도의 섬으로서의 지위 확보에 필수적 요건인 다수 한국인이 정주생활하는 유인도 개발에도 매우 소홀하였다. 이러한 일관성 없고 소극적인 독도정책이 오늘날 한-일 독도영유권 분쟁이 심화한 원인이 되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대체로 한국의 독도(Dokdo island)로 인정받지 못하고 국적불명의 무인도를 의미하는 리앙쿠르 암석(Liancourt rocks)으로 표기되는 데도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그동안의 독도정책의 한계점을 성찰하고, 앞으로는 정권과 무관하게 모든 정부가 견지해야 하는 이른바 ‘독도 수호와 유인도 개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했으면 한다.

이재하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