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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진화의 수수께끼 동성애 / 김의겸

등록 2013-09-10 18:37

1998년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에 들어온 펭귄 ‘로이’와 ‘사일로’는 서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둘 다 수컷인데도 그랬다. 심지어 둘은 알 대신 돌을 품어 부화시키려고 애쓰기도 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사육사들이 진짜 알을 넣어줬고 두 수컷 펭귄은 알을 소중하게 품어 마침내 아기 펭귄 ‘탱고’를 낳았다. 이 이야기는 동화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동성애는 인간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동물이 다 한다. <생물학적 풍요>라는 책은 470종 이상의 동물이 벌이는 동성애 행동을 상세히 기록했다. 동성애는 그만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진화론 입장에서 보면 수수께끼다. 동성애를 유발하는 유전자가 있다면, 그 유전자는 번식이 불가능한데 어떻게 오늘날까지 전해진 것일까?

흥미로운 설명이 하나 있다. 여성 생식력 가설이다.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의 안드레아 캄페리오 차니 교수는 남자 동성애자 98명과 남자 이성애자 100명과 인터뷰를 해 그들로부터 친척 4600명이 포함된 상세한 가계도를 얻었다. 그 결과 남자 동성애자의 모계 쪽 여성 친척들(어머니나 이모들)은 남자 이성애자의 모계 쪽 여성 친척들보다 자식을 훨씬 많이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양성애자의 가족들을 조사했더니 그것도 마찬가지였다. 남자 양성애자의 여자 친척들이 아이를 더 많이 낳은 것이다. 캄페리오 차니 교수는 “마침내 우리는 이 역설적인 문제를 풀었다. 남성의 성적 취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동시에 여성의 번식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여자로 하여금 남자를 아주 좋아하게 만들어 더 많은 아이를 낳게 작용하는 바로 그 유전자가, 남자로 하여금 남자를 좋아하게 한다는 설명이다.(<진화의 선물 사랑의 작동원리>) 그러니 김조광수-김승현의 동성 결혼식에서 난동을 부린 기독교인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거다. 인간과 동물을 그렇게 빚어 만든 ‘하나님’에게 가서 잘잘못을 따질 일이었다.

김의겸 논설위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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