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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힉스를 설명하라’ / 오철우

등록 2013-10-13 19:09

‘우주는 어떻게 지금 이 모습일까?’ 우주 만물을 17개 기본입자와 그 상호작용으로 설명하는 입자물리학 표준모형에서 49년 동안 가설적 이론이던 힉스 메커니즘이 힉스 입자의 검출실험 성공으로 ‘마침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신의 입자’로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힉스 입자는 너무 난해한 표준모형 이론의 저 깊은 곳에 놓여 있다. 노벨상을 계기로 ‘힉스를 쉽게 설명해달라’는 요청은 더 커지고, 요령 있게 설명하려는 시도들은 다시 주목받는다.

텅 빈 듯한 우주 진공까지도 다 채우고 있는 힉스장, 그리고 힉스장의 양자요동인 힉스 입자는 감각을 넘어선 양자장의 세계에 있는데다 지금 우주 자체의 모습이기도 하니, 비교 대상도 없고 시각화 수단도 마땅찮다. 그러니 낯선 것을 낯익은 것에 비유하는 은유는 힉스를 설명하는 좋은 수단이다. 잘 알려진 은유는 끈적한 당밀이나 물 가득한 수영장이다. 헤엄치는 입자들을 끌어당기는 일종의 저항이 작용하는데 그런 저항이 질량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작은 저항을 받는 입자는 가볍고 큰 저항을 받는 입자는 무겁다. 저항을 받지 않는 빛은 질량 없는 입자다. 연회장의 은유도 마찬가지다. 평범한 사람은 연회장을 쉽게 가로지르고 유명인은 주변에 사람이 몰려 더디게 나아간다.

최근 <뉴욕 타임스>가 힉스장을 눈밭에 비유하는 은유를 제안했다. 스키를 탄 사람은 빨리 달리고 설피 같은 눈신을 신은 사람은 천천히 걷는다. 장화를 신은 이는 더 느리게 나아간다. 하늘의 새는 개의치 않고 자유로이 날아다닌다. 기본입자가 힉스장과 상호작용하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무겁고 가벼운 질량 차이를 보여주는 이야기는 마찬가지다. 어느 입자물리학자는 <허핑턴 포스트>에서 힉스 입자를 ‘빨판’에 비유하기도 했다. 비유는 비유일 뿐이고 수학·이론적 체계는 이와는 또 다른 세계이지만, ‘힉스 궁금증’을 풀어주려는 훌륭하고 세련된 시각적 은유와 설명 모형은 더 많아지리라 기대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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