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지구촌을 놀라게 했던 ‘러시아 유성’에 대한 종합 분석 논문들이 나왔다. 2월15일 러시아 첼랴빈스크 도시 부근에 날아든 유성은 1908년 이래 가장 큰 것으로 기록되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아홉 달 만인 최근에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 세 편은 유성이 떨어진 당시 상황을 비교적 자세히 재구성해준다. 공중에서 폭발한 유성은 햇빛보다 30배 더 밝은 빛과 티엔티 500킬로톤을 넘는 에너지를 발산했다는 계산 결과도 제시됐다.
흥미로운 것은 사건의 재구성에는 수거된 운석 조각들을 분석하는 자연과학 작업도 매우 중요했지만 지상의 많은 목격자와 여러 기록을 조사·분석하는 사회적 연구 작업도 한몫했다는 점이다. 섬광과 충격파를 경험한 목격자의 증언, 카메라와 휴대전화 같은 전자제품에 포착된 기록, 소셜미디어에 모인 자료, 무심히 작동하던 폐회로텔레비전의 영상이나 어느 실험실 기기에 담긴 흔적도 사건을 재구성하는 자료가 됐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러시아 유성은 도시 부근에 떨어지는 바람에 큰 피해를 남겼지만 다종다기한 흔적도 남겨 유성 충돌을 다각적으로 이해하는 데 전례 없는 기회가 된 셈이다.
연구자들은 유성이 날아든 각도와 폭발 고도·규모를 계산하는 데 사회적 자료를 적극 활용했다. 또한 현장 부근의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병원 이용 현황이나 건물 피해의 지리 분포 등을 분석해 기초자료로 삼았다. 유성의 영향에 대한 증언은 다른 비슷한 연구에선 보기 힘든 것이었는데, 예컨대 한 설문에서 25명은 섬광에 살갗이 그을렸으며, 315명은 뜨거움을, 415명은 따뜻함을 느꼈다고 답했다.
자연과학과 더불어 사회적 데이터가 활용된 것은 이런 천문학적 사건이 지상의 일상과 그리 멀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주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가상적 공간이 아니며 지구 행성도 우주의 엄연한 일원임을 다시 일깨워주는 사건으로 다가온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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