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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산타의 과학 / 오철우

등록 2013-12-22 18:41

어른들의 세상사가 어수선하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산타의 선물을 기다린다. 이맘때면 인터넷 공간에선 산타의 존재를 과학으로 푸는, 언뜻 웃음 자아내는 ‘산타의 과학’ 이야기가 간간이 화제가 되곤 한다. 북극에 산다는 산타 할아버지는 아이들한테 크리스마스의 주연이니, 산타 이야기는 지금 어린이는 물론이고 얼마 전 또는 오래전에 어린이였던 어른한테도 눈길을 끌 만하다.

산타의 과학 이야기엔 서로 다른 목소리가 있다. 사실 산타를 의심하는 얘기가 훨씬 많다. 이런 식이다. ‘어린이가 잠드는 24일 밤부터 잠에서 깨는 25일 아침까지 선물 배달을 마치려면 산타한테 주어진 시간은 몇 시간뿐이다. 그러니 세상의 모든 ‘착한 어린이’한테 선물을 다 전하려면 썰매는 1초당 1046킬로미터 넘는 속력으로 날아야 하고, 음속보다 수천 배 빠르니 산타와 루돌프는 공기 마찰로 타버릴 것이다. 선물 짐만 따져도 35만3440톤은 족히 넘지 않겠는가.’ 갖가지 계산법은 산타의 능력이 비현실적임을 풍자한다.

산타의 존재 가능성을 말하는 현업 과학자들의 애교 섞인 노력도 이어진다. 한 물리학자는 불길 있는 굴뚝도 타고 내려온다는 산타는 분명 이온보호막을 갖춰 공기 마찰에 불타지 않을 것이며, 사실 11차원을 활용하고 척력에너지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변호한다. 산타가 불가능하다는 어른들 말은 믿지 말라는 한 대학교수는 고등 지식을 갖춘 산타가 시공간을 고무줄처럼 쓸 수 있어 몇 분을 몇 달처럼 쓰며 선물을 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산타를 의심하는 계산법이나 그 존재를 보여주는 변론이 ‘정말 무엇이 사실인지 따져보자’는 게 아님은 누구나 알 만하다. 과학적 상상력은 절로 웃음을 짓게 한다. 어찌보면 꿈은 사실이 아니라 해도 되새기고 간직하고 싶다는 마음이고, 많은 이가 공감하며 산타의 과학을 해마다 이야깃거리로 삼는 게 아닐까? 산타 과학의 밑자락엔 동심과 교감하고픈 어른의 마음이 있음직하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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