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 보궐선거에 불과할 것으로 보였던 2월9일 도쿄도지사 선거의 판이 커지고 있다. 여당 성향의 이노세 나오키 지사가 지난해 12월 취임 1년 만에 불법 정치자금 의혹 사건에 휘말려 사임할 때만 해도 아베 신조 총리의 인기에 힘입어 자민당이 미는 후보가 그 자리를 쉽게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였다.
그러나 올 들어 이런 전망이 크게 도전받고 있다.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여야 거물 정치인들의 반아베 연합전선 형성이다. 우선 1993년 일본신당 대표로서 처음 자민당 장기집권 체제인 55년 체제에 파열음을 내고 비자민당 정권을 탄생시켰던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아베 총리의 정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적극 지원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간 나오토, 노다 요시히코가 뒤따랐고, ‘일본 정치의 파괴자’로 불리는 오자와 이치로 생활당 대표도 연대 대열에 뛰어들었다.
또 한 가지는 다양한 성향의 이들을 한꺼번에 묶어주고 있는 접착제가 바로 3·11 후쿠시마 원전 대참사 이후 일본 시민사회의 최대 화두로 등장한 ‘탈핵’이라는 점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이번 선거를 “원전 없이도 일본이 발전할 수 있다는 집단과 원전 없이는 안 된다는 집단 사이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듯이, 탈핵 문제가 기존 여야 대결 구도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핵 문제를 두고 정계 개편까지 염두에 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견줘 우리 정치권은 한가하기 그지없다. 박근혜 정부가 14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보면, 2035년까지 원전 비중을 26.4%에서 29%로 늘리는 게 주요 내용이다. 결국, 현재 가동 중인 23기 외에 계획 중인 11기를 짓고도 추가로 최소 5기의 신규 원전을 더 건설해야 한다는 걸 뜻하는데도 정치권은 지방선거 승패에만 몰두할 뿐 관심조차 없다. 요즘처럼 일본 정치가 부러운 때도 없다.
오태규 논설위원, 페이스북 @ohtak5
찬핵 vs 탈핵…도쿄도지사 선거의 교훈 [오피니언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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