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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빅뱅 우주론 / 오철우

등록 2014-03-30 18:40

지금이야 우주론의 표준이 대폭발(빅뱅) 우주론이지만 1940~50년대의 상황은 사뭇 달랐다. 우주에 시작이 있고 역동적인 물질 진화가 일어난다는 과학적 가설은 많은 논쟁을 낳았다. 우주는 시작과 끝이 없이 늘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정상 우주론의 과학적 가설도 강력하게 대두했고, 그래서 대폭발 우주론과 정상 우주론은 경쟁 관계에 놓였다. 빅뱅 우주론이라는 이름은 이런 경쟁의 배경에서 태어났다.

빅뱅 우주론의 초기 연구자 조지 가모브의 제자인 랠프 알퍼는 저서(2001)에서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빅뱅이라는 말은 영국의 우주론 연구자 프레드 호일이 1949년에 가모브와 벌인 비비시 라디오 논쟁 프로그램에서 처음 쓴 것 같다. 우리가 ‘동적 진화 모형’이라 불렀던 것을 두고 벌인 우주론 논쟁이었다.” 핵폭탄의 빅뱅을 경험한 직후의 시절에, 이 평온한 우주가 그처럼 빅뱅으로 시작됐다는 게 말이 되겠느냐는 조롱의 의미가 담겼으리라.

우주의 동적 진화 모형은 우주의 시작을 폭발보다는 팽창에 가깝게 그리고 있었지만, 다른 이름을 찾지 못하고 이미 퍼진 별명인 빅뱅을 받아들여야 했다. 물론 후속 연구가 이어지며 빅뱅 우주론은 좋은 의미로 정착했다. 이론이 예측한 태초 빛의 흔적인 우주배경복사가 1960년대 실측되고, 많은 관측·이론 연구를 통해 우주의 탄생·진화를 가장 잘 설명하는 과학 이론이 됐다.

최근 빅뱅 우주론의 한 축인 급팽창(인플레이션) 가설을 뒷받침하는 이른바 원시 중력파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138억년 전 빅뱅 직후 사건이 가설에 머물지 않고 흔적을 찾을 수 있다니 힉스 입자의 발견처럼 이론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대단한 일이다. 한편에선 아직은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연구팀이 본 중력파 흔적에는 급팽창 이후에 생긴 다른 중력파가 섞이진 않은 걸까? 일부 연구자는 더 정밀한 분석과 관측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니 ‘급팽창 입증 선언’까지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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