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이 세계적 관심사가 됐다. <21세기의 자본>을 쓴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학교 교수가 일등 공신이다. ‘피케티 바람’은 한국에도 불어와 몇몇 학회가 불평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준비하고, 한국은행 등이 관련 연구를 진행중이거나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불평등의 대가>를 쓴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노벨경제학상 수상 경력 등을 토대로 저술과 강연을 통해 불평등의 위험을 널리 알리고 있다. 그 또한 한국에 팬이 적지 않다.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학 교수가 두 사람에게 반기를 들었다. 맨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경제학원론 교과서인 <맨큐의 경제학>을 지었고,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지냈다. 보수 두뇌의 주요 인물인 그는 며칠 전 <뉴욕 타임스> 칼럼에서 피케티를 공격했다. 피케티가 상속되는 부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을 우려했는데, 이를 문제 삼았다. 맨큐는 “상속되는 부가 경제적 위협 요인이 되지 않는다”며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지 못한 우리 같은 사람도 혜택을 볼 수 있다. 부자들이 축적한 자본이 우리의 생산성과 임금, 생활수준을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맨큐는 앞서 ‘1%를 옹호함’이란 논문에서 스티글리츠를 겨눴다. 불평등 확대와 지대 추구 행위를 연관시킨 스티글리츠의 진단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맨큐는 최고경영자들이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은 비범한 자질 덕택이라고 말한다. 경제시스템이나 시장실패, 정치과정을 악용한 게 아니라 실질적 기여를 한 데 따라 받는 정당한 보상이라는 얘기다.
피케티와 스티글리츠가 맨큐의 비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는 않은 것 같다. 진보 성향 일부 경제학자가 대응하긴 했지만…. 스티글리츠와 피케티의 반박이 기다려진다. 몇 년 전 학생들이 맨큐 강의 내용이 시장주의에 편향됐다며 수업을 거부한 적이 있다. 학생들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다시 짚어보는 기회도 될 듯하다.
이경 논설위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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