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근정(勤政) / 여현호

등록 2014-08-10 19:03수정 2014-08-10 21:53

2010년 1월12일 오후 리히터 규모 7.0의 대지진이 아이티를 덮쳤을 때 르네 프레발 대통령의 모습은 한참이나 보이지 않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도미니카로 갔다는 말만 나돌았다. 대통령은 14일 오후에야 수도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에 도미니카 대통령과 함께 나타났다. 대통령 부인이 뒤늦게 19일 “지진 다음날 새벽부터 현장시찰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대통령이 재난 직후 수습을 지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엎지는 못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부재가 잦고 길다. 지난해 10월8일부터 11월18일까지, 12월20일부터 올해 1월7일까지 각각 치료와 휴가를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그사이 경찰 파업과 대규모 정전사태로 나라가 들썩였다. 의문의 공백도 있다. 지난해 1월 순방에 나섰던 대통령 전세기는 마지막 방문국인 베트남을 출발한 지 48시간 뒤에야 아르헨티나에 도착했다. 그사이 대통령은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세이셸군도에 들렀다. 적어도 15시간 동안 그가 무엇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오후 5시께까지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사생활”이라거나 “국가안보 사항”이라며 한사코 공개를 막고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은 공무원의 정상 근무시간이다. 제대로 집무하지 않았다면 대통령 역시 근무태만이다.

조선 건국의 설계자 정도전은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을 두고 “아침부터 해가 중천에 뜰 때와 날이 기울어질 때까지 밥 먹을 겨를도 없이…”라고 ‘근정’(勤政)의 의미를 설명했다. 조선 왕들의 실제 하루 일과가 그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방한 때 근정전에서 이런 설명을 듣고 “미국 대통령 자리도 그렇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근정하고 있는가.

여현호 논설위원 yeop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