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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공후와 공무도하가 / 손준현

등록 2014-11-16 19:30

“옛날 그대로의 조선악기를 가지고는 민족음악을 현대화할 수 없으며 우리 시대 인민들의 정서를 충분히 표현할 수 없습니다.”(김일성저작선집 제4권 154쪽) 북한은 1956년 우리 전통악기 개량사업을 시작했다. ‘민족악기’라는 이름으로 해금(소해금, 중해금, 대해금), 피리(대피리), 대금(고음저대, 중음저대, 저음저대), 가야금(21현 가야금), 태평소(장새납) 등 전통악기를 현대화했다. 1971년에 발표한 혁명가극 <피바다>에서 개량 민족악기만으로 관현악을 편성할 정도로, 북한은 이미 70년대에 민족악기 개량과 연주가 제자리를 잡았다.

‘민족악기’ 가운데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와공후를 현대화한 옥류금(玉流琴)이다. 공후는 고대가요 <공무도하가>를 연주했다는 악기다. 공후는 와공후, 수공후, 대공후, 소공후로 나눠진다. 상원사 동종 비천상에는 생황과 함께 손에 들고 연주하는 공후가 돋을새김돼 있다. 옥류금은 13줄의 와공후를 33줄로 늘리고, 가야금처럼 눕혀서 연주할 수 있도록 했다. 특수 나일론으로 줄을 만들고, 조바꿈(전조)이 가능하도록 장치도 달았다. 평균율에 따라 조율하며 북한 발현악기 중 가장 넓은 음역을 가진다. 옥류금 소리는 글자 그대로 옥을 굴리는 듯이 아름다우며, 음색은 우아하고도 처량하다는 평가다.

북한의 ‘민족악기’처럼 남한에서도 1960년대부터 국악기 개량 노력을 계속해 왔다. 하지만 대체로 실패했다는 게 중론이다. 2006년 악기연구소를 세운 국립국악원은 10일 북한 개량 국악기 학술회의와 연주회를 열었다. 비록 북한이 정치적 목적으로 국악기 개량에 나섰지만, 북한의 민족악기 개량원칙과 실행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뜻깊다. 먼저 남북 전통음악의 이질성을 줄이고, 남한에서 악기 개량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때마침 국립국악원은 공후라는 악기와 매우 밀접한 <공무도하>를 21일부터 음악극으로 올린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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