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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야! 한국사회] 창조경제와 디지털 포석 / 강정수

등록 2014-11-26 21:12

강정수 ㈔오픈넷 이사
강정수 ㈔오픈넷 이사
2014년 11월 미국 나사(NASA)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400만㎡ 크기의 모펫필드 공항과 이 공항 옆에 위치한 에임스 연구센터 건물 중 16만㎡ 면적을 60년 동안 구글한테 장기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이 나사에 지급하는 비용은 11억6천만달러다. 구글은 또한 동일 공간에 11만㎡ 크기의 연구건물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나사와 합의했다. 모펫필드 공항은 3만2천㎡ 크기의 격납고를 가지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 중 하나다. 구글은 이 공항과 연구소를 인공위성 제작, 우주 연구, 로봇 프로젝트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2013년 구글은 건강, 질병, 생명과학, 정보기술(IT)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200여개의 연구기관과 함께 ‘세계 유전학 및 건강 연맹’을 결성했다. 연이어 2014년 11월 구글은 이용자 누구나 자신의 유전자를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에 저장된 유전자는 인간 질병 치료를 위해 유전학 연구에 이용된다.

자동주행 자동차를 직접 제작해서 시장에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 구글은 12월 20개의 대형 기구를 하늘에 띄운다. 10㎞ 높이의 지구 상공을 떠다니는 구글의 기구는 아프리카 등 인터넷망이 깔리지 않은 나라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이 이처럼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 것은 2009년부터다. 구글의 매출 중 90%는 검색광고 등 광고수입이다. 광고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구글은 인터넷 광고가 영원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2009년 신규 사업을 전담하는 연구조직인 엑스 랩(X Labs)을 설치한다. 같은 해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기타 책임자’(Director of Other)를 맡으면서 이 연구조직을 총괄한다. 검색과 광고 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선 구글 연구조직은 자동주행 자동차, 구글 글라스, 무인비행기, 인터넷 기구, 우주 연구 등을 세상에 선뵈고 있다.

변화를 일찌감치 인지하고 적절한 시점에 새 사업영역에 투자하는 구글의 디지털 포석은 구글이 경제적으로 가장 여유있던 2009년에 시작되었다.

디지털 포석을 국가 차원에서 고민하는 곳은 독일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에 안방 시장을 모두 내준 독일 입장에서 자국의 경제 미래는 어둡다. 자동차, 기계산업, 재생에너지 등이 넉넉하게 경제를 살찌우던 2011년, 독일 정부는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과 함께 디지털 포석을 준비했다. 다양한 위원회 운영, 연구 활동, 아이티(IT) 정상회담 등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독일 정부는 2013년 ‘산업화 4.0’을 발표한다. 노동자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제조업 생산성 혁신, 자동주행 화물차, 산업과 가정의 전기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에너지 지능, 위키피디아를 고려한 교육혁신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2025년까지 진행한다. 이를 위해 정부조직, 대기업, 중소기업, 연구기관 등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변화하는 디지털 사회에서 노동자와 노조의 역할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디지털 과제는 무엇인지, 기초과학연구와 대학교육의 새로운 방향은 무엇인지 등을 논의하고 디자인하는 다양한 토론이 독일의 디지털 포석에 동행하고 있다.

창조경제의 현주소는 어떤가. 스타트업 육성,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몫이 아니라 시장의 역할이다.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시장과 사회 동력을 잃고 있다. 아이티 강국의 과거가 덫이 되어 혁신을 가로막고, 대다수 개발자는 저가 노동력 시장에서 무력함에 빠져 있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은 정치적 위협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디지털 사회에 대한 새로운 정치 및 경제 비전이 절실하다.

강정수 ㈔오픈넷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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