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진짜 실세는 진돗개”라고 말했다. 실세나 비선의 존재를 일축하려는 것이겠지만, 청와대 관저 입구의 두 진돗개 새롬이와 희망이가 낯선 이에게는 짖어도 관저를 자주 드나드는 실세에게는 꼬리를 흔든다는 이른바 ‘실세 인증견’ 보도도 있었으니 곱씹어볼 만한 농담이다.
박 대통령은 2월5일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진돗개가 한번 물면 살점이 완전히 뜯어져 나갈 때까지 안 놓는다고 해요. 우리는 진돗개 정신으로, 하여튼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복종을 다하는 진돗개가 마음에 쏙 드는 모양이다.
개가 유달리 주인 눈치를 본다는 점은 연구 결과로도 확인된다. 개 42마리를 상대로 공이 든 단지를 찾는 실험에서, 개들은 처음엔 주인이 관심을 보인 단지를 골랐지만 주인이 보이지 않자 금방 공이 든 단지를 골라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의 실험에서도, 애완견들은 늑대들과 달리 소시지가 든 상자의 뚜껑을 한 마리도 열지 못했지만 주인이 ‘열어’라고 명령하자마자 곧바로 뚜껑을 열었다.
애견가들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 견줘 외향적이며 규범을 강조하는 성향이라는 연구도 몇 있다. 올해 미국 캐럴대의 연구가 그랬고, 2010년 4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그렇게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기디언 래크먼은 처칠이나 링컨 등 민주적 지도자들이 고양이 애호가였던 반면, 히틀러와 서태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과 엘리자베스 1세,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 등 절대권력자의 상당수가 애견가였다고 꼽았다.
대통령 말고도, ‘비선 실세’라는 정윤회씨는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토끼 사냥 뒤 쓸모없어져 삶아지는 신세인 ‘토사구팽’의) 사냥개가 돼 스스로 숨어 지냈는데, 이제는 진돗개가 돼야겠다”고 말했다. 반대편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자신을 “워치도그”(감시견)라고 설명했다. 이래저래 개 이야기가 무성하다.
여현호 논설위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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