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서 누가 인생의 목표 같은 걸 물으면 당혹스럽다. 그래도 굳이 뭔가 말해야 한다면, 최선을 다해 행복하기? 진심을 다해 사랑하기? 후회 없을 만큼 자유롭기? 올해가 지상에서의 마지막 해인 듯, 이달이 마지막 달인 듯, 이번주가 마지막 주인 듯 아끼고 사랑하며 사는 수밖에. 그런데도 또다시 누군가 인생의 목표를 물으면 요즘은 이런 대답을 한다. ‘잘 늙어가는 것’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물학적으론 어른인데 정신적으론 유아상태로 퇴행하는 사람이 되기는 싫다. 젊어서 ‘괜찮았던’ 사람들이 늙어서 형편없어지는 걸 보면 슬프다. 나는 스스로 그것을 염려한다. 막연하게 생각한 ‘늙음’은 냉혹한 자기갱신을 끊임없이 병행하지 않으면 금방 무너져 내린다. 그러니 ‘아름답게 늙기’는 인간으로 태어나 도전해볼만한 진짜 멋진 일 아닌가.
젊음은 꿈과 이상, 자유에의 갈망, 도전의식 등을 비교적 쉽게 가진다. 육체와 정신이 싱싱하게 균형을 이루기 좋은 조건 탓이다. 늙음은 그와 같지 않다. ‘내가 한때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식으로 고착된 갑각은 타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고집불통의 보수화 경향으로 나타나기 쉽다. 육체를 닦고 매만지듯이 정신을 돌봐야 한다. 일찍 늙어버린 정신은 육체의 빛을 쉬이 꺼뜨리지만, 정신이 젊은 한 생동감의 빛은 꺼지지 않는다. 결국은 혁명이다. 날마다의 혁명이 없다면 마침내 늙은 것이다.
김선우 시인·소설가
김선우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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