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마인드프리즘 지부 조합원들과 함께 1월21일 낮 12시30분부터 서울 강남의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앞에서 ‘계약 종료 철회 요구’ 시위를 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인터넷한겨레>는 5월7일 ‘마인드프리즘 폐업-해고’ 사태와 관련, ▶박병우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의 기고문을 게재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명수 마인드프리즘 설립자께서 22일 반론글을 보내왔습니다. 다음은 반론글 전문.
노조가 아니어도 누구에게나 마음은 있다
-5월 7일 민주노총 박병우 대외협력실장의 기고에 대한 반론 이명수/마인드프리즘 설립자 5월 18일, 마인드프리즘 구성원의 합의로 폐업과 해고가 전면 철회되고 ‘마인드프리즘 정상화 위원회’가 시작되었다. 긴 갈등 끝에 정상화 논의를 시작하는 시점에 왜, ‘돌연’ 반론을 제기하는지 ‘의혹 투성이’라는 진단이 나올 수도 있겠다. 그건 파업 때마다 ‘지금은 파업할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이 나라 언론의 상투적 수사와 다르지 않은 질문이다. 지금까지 나와 정혜신은 비공개적인 여러 방식(말 혹은 행동)으로 의사를 밝혀왔고 지금은 공개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어서 하는 것이다. 마인드프리즘 사태(이하 마프 사태)가 한 고비는 넘겼다고 느껴서다. 그 과정에서 정혜신과 함께 필요한 사회적 역할을 다했다고 느껴서다. 뒤틀린 인식들을 바로 잡아야 정상화 과정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느껴서다. 정혜신과 함께 마인드프리즘을 설립했고 7년간 경영자로 있었다. 마인드프리즘 노동조합 성명서에 의혹이 있는 전 대표로 내 이름이 거론된 적도 있고 마프 사태의 배후로 지목받곤 하는 정혜신의 개인적 배후세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혜신과 함께 마프 사태와 관련된 일들을 의논했고 중재했다. 지난 해부터 안산 ‘치유공간 이웃’의 대표 일에 집중하느라 소홀하고 있지만 나는 쌍용차 해고자들을 위한 심리치유센터 와락의 운영위원장이다. 해고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경찰을 비판한 칼럼이 특정 경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지난 해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4년 넘게 쓴 신문 칼럼 중 거의 3분의 1이 노동자를 제대로 사람 대접하지 않는 자본의 행태를 비판한 글이다. 그런 눈으로 봐도 마프 사태에 대한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 박병우의 진단은 악의적이고 편파적이다. 박병우는 일련의 마프 사태를 ‘증오 범죄’와 마주한 느낌, 완전범죄에 가까운 신종 노조 파괴 과정이라며 섬뜩하다고 규정했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노동활동가가 공개적으로 할 얘기는 아니다. 내용도 섬뜩하지만 그러다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주워 담을 건가. 실제로 열흘쯤 지나 그의 진단은 되는대로 막 던져본 말이 되고 말았다. 관성적인 음모론을 바탕으로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노동조합원 외 모든 상대를 섬멸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는 박병우식 인식은 위험하다. 박병우는 이렇게 썼다. “같이 살아보겠다고 다짐하며 회생안에 나란히 서명한지 6일만에 갑자기 조합원들이 불구대천의 원수로 둔갑했다는 것도 그리 설득력이 없는데, 거기에다 조합원들과 같이 있는 시간을 단 하루라도 줄이기 위해 하루바삐 서둘러 폐업하며 자기 밥그릇까지 후다닥 내동댕이쳤다? 노동 활동가로서 나름 적지 않은 노동 탄압 사례를 보아왔던 나로서도 단지 노조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후다닥 집단 자해 행위까지 했다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 단어들도 살벌하지만 자기 상식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사실을 비틀어서 시나리오 식 주장을 하면 되는가. 모르는 시험문제가 나오니까 자기가 암기한 걸로 문제를 고쳐 쓴 후 그게 원래의 정답이라고 우기는 격이다. 마인드프리즘은 공익재단이나 사회적 기업이 아니다. 언론의 표현처럼 ‘해고자 치유를 내건 기업’도 아니다. 마인드프리즘은 기업과 일반인 대상의 정신건강 컨설팅과 심리콘텐츠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전개하는 10년된 주식회사 법인체다. 그마저도 정혜신의 중재로 지난 2월 전체 주식의 85%를 모든 직원이 동등하게 나눠 가진 “종업원 지주 회사”로 바뀌었다. 노동조합 직원주주와 조합원 외 직원주주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모든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합의해서 결정하면 무엇이든 가능한 구조다. 고용의 형태를 결정할 수도 있고 새로운 사업의 방향을 정할 수도 있다. 실제로 회사 내부에서 조합원과 조합원 외 직원 주주들은 마인드프리즘의 최고 의결기구인 ‘직원 총회의’에서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중에도 각자의 의견을 활발하고 자유롭게 개진했다. 문제는 오랜 갈등 기간을 거치면서 직원 주주들 간의 의사소통 구조가 거의 와해의 수준으로 뒤틀려 버렸다는 것이다. 소유권과 경영권이 완벽하게 직원들에게 있었고 재정적인 회생 지원안도 마련된 상태였지만 그걸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 상황인식 없이 사측에서 노노갈등을 유발해 회사를 폐업하려 했다는 억측은 너무 도식적인 접근이다. 직원주주들 본인이 사측인 상황이라서 그렇다. 직원주주들 간에 의사소통 구조가 붕괴돼서 생긴 문제를 사측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노노갈등으로 진단하는데 정확한 해법이 나올 리 없다. 어두운 곳에서 잃어버린 동전을 찾기 편하다고 환한 곳에서 어슬렁거리면 무슨 수로 찾나. 마인드프리즘을 정상화 시키는 첫 번째 조건은 직원주주들 간의 의사소통 구조를정상화 시키는 것이었는데 마인드프리즘 노조와 상급단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언론을 통해 일반적으로 약자와 피해자로 인식되는 노동자의 지위만 부각시키며 자신들의 선명성을 과시했고 그렇게 지지세력을 확보했다. 같은 노동자인 조합원 외 직원주주들은 졸지에 유사 사측이나 사측의 꼭두각시로 매도됐다. 며칠 전 처음으로 입장 표명을 한 조합원 외 직원주주들에 의하면, 조합원들은 상호간 ‘직원주주’의 입장에서 얘기하다가도 트위터나 언론을 통할 때는 전혀 다른 얼굴이 된다는 것이다. 직원주주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 ‘힘없는 노조원’ 행세를 했으며 논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처럼 조합원 외 직원들을 유령취급했다. ‘진짜 사장 나와라~’ 며 직원 주주간의 갈등을 노사 갈등으로 일관되게 바꿔 버렸다. 서류상의 현 대표이사가 선임된 과정도, 셀프 해고라 명명하는 폐업절차도 함께 논의한 과정은 휘발되고 기괴한 결과물로만 공표해서 조합원 외 직원들을 무개념한 괴물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결국 정혜신의 중재로 폐업과 전원해고가 철회됐다. 그런데 이 성과는 그간 마인드프리즘 노동조합과 상급단체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온 ‘진짜 사장’과 ‘위장 폐업’의 실체가 밝혀져서가 아니다. 조합원과 조합원 외 ‘직원 주주’들 간의 극단적 갈등과 대립을 정혜신이 개입하여 중재했고 양측이 정상화위원회 구성에 합의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이다. 그것이 다다. 이번 마프 사태에서 마인드프리즘 노동조합과 상급단체의 행태는 종북 딱지 붙이기와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조합원들이 숫적으로 열세인 까닭에(10명 대 4명) 어느 사안에서 자기들 주장이 밀리면 그때부터 조합원 외 직원들을 향해 ‘반노조적, 노조 파괴적’이라는 딱지를 붙였고 ‘너희들 뒤엔 누가 있다. 무슨 댓가를 보장 받은 거냐. 진짜 사장을 나오라고 해라’ 공격했다. 그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 노동탄압이나 반노조적이라 비난한다. 완벽한 딱지 붙이기다. 마프 사태가 표면화 된 올해 초부터 현재의 정상화위원회 합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정혜신에게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거나 의아해 했다. 그러지 않았던 여러 이유들이 있다. 지난 해 5월 마인드프리즘 대표직을 내려놓고 안산으로 가서 세월호 유가족을 대상으로 ‘치유공간 이웃’에서 상주하며 상담을 하고 있는 처지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도 했고 쌍차의 막바지 협상과 와락이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많아 침묵하며 견딜 수밖에 없었다. 그게 직업인이나 어른으로서 최소한의 윤리나 적절한 태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개적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런 입장 표명보다 실질적으로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해야 한다고 믿어서다. 실제로 나와 정혜신은 마프를 직원 주주 회사로 전환시키고 지원안을 중재하고 폐업을 막고 정상화위원회 합의에 이르기까지 고비마다 최선을 다했다. 누구 말처럼 ‘절대적 영향력’이 있어서 거저 된 일이 아니다. 조합원과 조합원 외 직원들을 따로 만났고 상급단체 활동가를 만났고 외부 전문가를 만났고 노동부 직원을 만났다. 안산과 서울을 오간 게 수십 차례다. 박병우처럼 공개적으로 비아냥 거리고 턱도 없는 음모론만 들먹이면 선명성이 부각되고 투쟁의 동력을 만드는 일엔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식의 입장 표명이 실질적인 사태 해결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나는 알지 못하겠다. 마인드프리즘 노조와 상급단체와 연대자들은 위장폐업과 전원해고를 철회하라고 다급한 목소리를 냈다. 그래서 시민사회와 언론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위장폐업이란 주장은 허구였다. 조합원 직원주주와 조합원 외 직원주주들 간의 갈등의 결과였을 뿐이다. 약자와 피해자의 위치에서 음모론을 제기하거나 누군가를 비난하면 모든 것이 면죄가 되는가. 그런 음모론과 의심으로 상처 받고 이름이 더럽혀진 사람은 그냥 참으면 되는 건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 때문에 그런건데 알만한 사람이 참아야지 왜 이러느냐고 외려 화를 내면서 침착하라고 타이르면 그만인가. 착각이다. 나와 정혜신이 그동안 노동자들 편에서 끈질기게 함께 한 것은 그들이 약자여서였다. 다른 고통의 현장에서도 약자이기 때문에 그들 편에 섰다. 하지만 지금 마프 사태에서 노조는 약자가 아니다. 외려 조합원 외 직원들이 약자에 가깝다. 이제 마인드프리즘 정상화위원회가 본격화되면 많은 갈등과 난제가 수면 위로 튀어 오를 것이다. 협상이 자기들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다시 또 진짜 사장이 나오라거나 다수결을 앞세우며 판을 깨지 않길 바란다. 지금까지처럼 중재할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진짜 사장이라서가 아니라 ‘어른’의 사회적 역할이 그런 것이라고 믿어서다. 이번 마프 사태는 박병우의 표현처럼 ‘노동계 입장에서 진지하게 연구해볼만한 신종 노조 파괴 과정’이 아니라 약자인 노동자의 입장을 정당하고 균형있게 대변하는 노동운동에 대한 자기 성찰의 장이어야 한다. ‘증오에 가득차 있는 진짜 사장’을 찾자는 등의 전략전술적인 말들로 세력을 결집시키는 데 주력할 게 아니라 더 스마트해지길 바란다. 그래야 진짜 곤경에 처한 이 땅의 노동자들을 도울 때 신뢰감과 공정함을 바탕으로 제대로 힘을 줄 수 있지 않겠는가. 마프 사태가 그런 성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나와 정혜신은 매월 사회적 파업연대 기금을 열심히 내고 있는 민주노총의 후원자다. 아직도.
노조가 아니어도 누구에게나 마음은 있다
-5월 7일 민주노총 박병우 대외협력실장의 기고에 대한 반론 이명수/마인드프리즘 설립자 5월 18일, 마인드프리즘 구성원의 합의로 폐업과 해고가 전면 철회되고 ‘마인드프리즘 정상화 위원회’가 시작되었다. 긴 갈등 끝에 정상화 논의를 시작하는 시점에 왜, ‘돌연’ 반론을 제기하는지 ‘의혹 투성이’라는 진단이 나올 수도 있겠다. 그건 파업 때마다 ‘지금은 파업할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이 나라 언론의 상투적 수사와 다르지 않은 질문이다. 지금까지 나와 정혜신은 비공개적인 여러 방식(말 혹은 행동)으로 의사를 밝혀왔고 지금은 공개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어서 하는 것이다. 마인드프리즘 사태(이하 마프 사태)가 한 고비는 넘겼다고 느껴서다. 그 과정에서 정혜신과 함께 필요한 사회적 역할을 다했다고 느껴서다. 뒤틀린 인식들을 바로 잡아야 정상화 과정이 순조로울 것이라고 느껴서다. 정혜신과 함께 마인드프리즘을 설립했고 7년간 경영자로 있었다. 마인드프리즘 노동조합 성명서에 의혹이 있는 전 대표로 내 이름이 거론된 적도 있고 마프 사태의 배후로 지목받곤 하는 정혜신의 개인적 배후세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혜신과 함께 마프 사태와 관련된 일들을 의논했고 중재했다. 지난 해부터 안산 ‘치유공간 이웃’의 대표 일에 집중하느라 소홀하고 있지만 나는 쌍용차 해고자들을 위한 심리치유센터 와락의 운영위원장이다. 해고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경찰을 비판한 칼럼이 특정 경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지난 해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4년 넘게 쓴 신문 칼럼 중 거의 3분의 1이 노동자를 제대로 사람 대접하지 않는 자본의 행태를 비판한 글이다. 그런 눈으로 봐도 마프 사태에 대한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장 박병우의 진단은 악의적이고 편파적이다. 박병우는 일련의 마프 사태를 ‘증오 범죄’와 마주한 느낌, 완전범죄에 가까운 신종 노조 파괴 과정이라며 섬뜩하다고 규정했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노동활동가가 공개적으로 할 얘기는 아니다. 내용도 섬뜩하지만 그러다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주워 담을 건가. 실제로 열흘쯤 지나 그의 진단은 되는대로 막 던져본 말이 되고 말았다. 관성적인 음모론을 바탕으로 사실관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노동조합원 외 모든 상대를 섬멸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는 박병우식 인식은 위험하다. 박병우는 이렇게 썼다. “같이 살아보겠다고 다짐하며 회생안에 나란히 서명한지 6일만에 갑자기 조합원들이 불구대천의 원수로 둔갑했다는 것도 그리 설득력이 없는데, 거기에다 조합원들과 같이 있는 시간을 단 하루라도 줄이기 위해 하루바삐 서둘러 폐업하며 자기 밥그릇까지 후다닥 내동댕이쳤다? 노동 활동가로서 나름 적지 않은 노동 탄압 사례를 보아왔던 나로서도 단지 노조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후다닥 집단 자해 행위까지 했다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 단어들도 살벌하지만 자기 상식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사실을 비틀어서 시나리오 식 주장을 하면 되는가. 모르는 시험문제가 나오니까 자기가 암기한 걸로 문제를 고쳐 쓴 후 그게 원래의 정답이라고 우기는 격이다. 마인드프리즘은 공익재단이나 사회적 기업이 아니다. 언론의 표현처럼 ‘해고자 치유를 내건 기업’도 아니다. 마인드프리즘은 기업과 일반인 대상의 정신건강 컨설팅과 심리콘텐츠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전개하는 10년된 주식회사 법인체다. 그마저도 정혜신의 중재로 지난 2월 전체 주식의 85%를 모든 직원이 동등하게 나눠 가진 “종업원 지주 회사”로 바뀌었다. 노동조합 직원주주와 조합원 외 직원주주가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모든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합의해서 결정하면 무엇이든 가능한 구조다. 고용의 형태를 결정할 수도 있고 새로운 사업의 방향을 정할 수도 있다. 실제로 회사 내부에서 조합원과 조합원 외 직원 주주들은 마인드프리즘의 최고 의결기구인 ‘직원 총회의’에서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중에도 각자의 의견을 활발하고 자유롭게 개진했다. 문제는 오랜 갈등 기간을 거치면서 직원 주주들 간의 의사소통 구조가 거의 와해의 수준으로 뒤틀려 버렸다는 것이다. 소유권과 경영권이 완벽하게 직원들에게 있었고 재정적인 회생 지원안도 마련된 상태였지만 그걸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 상황인식 없이 사측에서 노노갈등을 유발해 회사를 폐업하려 했다는 억측은 너무 도식적인 접근이다. 직원주주들 본인이 사측인 상황이라서 그렇다. 직원주주들 간에 의사소통 구조가 붕괴돼서 생긴 문제를 사측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노노갈등으로 진단하는데 정확한 해법이 나올 리 없다. 어두운 곳에서 잃어버린 동전을 찾기 편하다고 환한 곳에서 어슬렁거리면 무슨 수로 찾나. 마인드프리즘을 정상화 시키는 첫 번째 조건은 직원주주들 간의 의사소통 구조를정상화 시키는 것이었는데 마인드프리즘 노조와 상급단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언론을 통해 일반적으로 약자와 피해자로 인식되는 노동자의 지위만 부각시키며 자신들의 선명성을 과시했고 그렇게 지지세력을 확보했다. 같은 노동자인 조합원 외 직원주주들은 졸지에 유사 사측이나 사측의 꼭두각시로 매도됐다. 며칠 전 처음으로 입장 표명을 한 조합원 외 직원주주들에 의하면, 조합원들은 상호간 ‘직원주주’의 입장에서 얘기하다가도 트위터나 언론을 통할 때는 전혀 다른 얼굴이 된다는 것이다. 직원주주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 ‘힘없는 노조원’ 행세를 했으며 논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처럼 조합원 외 직원들을 유령취급했다. ‘진짜 사장 나와라~’ 며 직원 주주간의 갈등을 노사 갈등으로 일관되게 바꿔 버렸다. 서류상의 현 대표이사가 선임된 과정도, 셀프 해고라 명명하는 폐업절차도 함께 논의한 과정은 휘발되고 기괴한 결과물로만 공표해서 조합원 외 직원들을 무개념한 괴물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결국 정혜신의 중재로 폐업과 전원해고가 철회됐다. 그런데 이 성과는 그간 마인드프리즘 노동조합과 상급단체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온 ‘진짜 사장’과 ‘위장 폐업’의 실체가 밝혀져서가 아니다. 조합원과 조합원 외 ‘직원 주주’들 간의 극단적 갈등과 대립을 정혜신이 개입하여 중재했고 양측이 정상화위원회 구성에 합의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이다. 그것이 다다. 이번 마프 사태에서 마인드프리즘 노동조합과 상급단체의 행태는 종북 딱지 붙이기와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조합원들이 숫적으로 열세인 까닭에(10명 대 4명) 어느 사안에서 자기들 주장이 밀리면 그때부터 조합원 외 직원들을 향해 ‘반노조적, 노조 파괴적’이라는 딱지를 붙였고 ‘너희들 뒤엔 누가 있다. 무슨 댓가를 보장 받은 거냐. 진짜 사장을 나오라고 해라’ 공격했다. 그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면 노동탄압이나 반노조적이라 비난한다. 완벽한 딱지 붙이기다. 마프 사태가 표면화 된 올해 초부터 현재의 정상화위원회 합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정혜신에게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거나 의아해 했다. 그러지 않았던 여러 이유들이 있다. 지난 해 5월 마인드프리즘 대표직을 내려놓고 안산으로 가서 세월호 유가족을 대상으로 ‘치유공간 이웃’에서 상주하며 상담을 하고 있는 처지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도 했고 쌍차의 막바지 협상과 와락이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많아 침묵하며 견딜 수밖에 없었다. 그게 직업인이나 어른으로서 최소한의 윤리나 적절한 태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개적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런 입장 표명보다 실질적으로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해야 한다고 믿어서다. 실제로 나와 정혜신은 마프를 직원 주주 회사로 전환시키고 지원안을 중재하고 폐업을 막고 정상화위원회 합의에 이르기까지 고비마다 최선을 다했다. 누구 말처럼 ‘절대적 영향력’이 있어서 거저 된 일이 아니다. 조합원과 조합원 외 직원들을 따로 만났고 상급단체 활동가를 만났고 외부 전문가를 만났고 노동부 직원을 만났다. 안산과 서울을 오간 게 수십 차례다. 박병우처럼 공개적으로 비아냥 거리고 턱도 없는 음모론만 들먹이면 선명성이 부각되고 투쟁의 동력을 만드는 일엔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식의 입장 표명이 실질적인 사태 해결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나는 알지 못하겠다. 마인드프리즘 노조와 상급단체와 연대자들은 위장폐업과 전원해고를 철회하라고 다급한 목소리를 냈다. 그래서 시민사회와 언론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위장폐업이란 주장은 허구였다. 조합원 직원주주와 조합원 외 직원주주들 간의 갈등의 결과였을 뿐이다. 약자와 피해자의 위치에서 음모론을 제기하거나 누군가를 비난하면 모든 것이 면죄가 되는가. 그런 음모론과 의심으로 상처 받고 이름이 더럽혀진 사람은 그냥 참으면 되는 건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 때문에 그런건데 알만한 사람이 참아야지 왜 이러느냐고 외려 화를 내면서 침착하라고 타이르면 그만인가. 착각이다. 나와 정혜신이 그동안 노동자들 편에서 끈질기게 함께 한 것은 그들이 약자여서였다. 다른 고통의 현장에서도 약자이기 때문에 그들 편에 섰다. 하지만 지금 마프 사태에서 노조는 약자가 아니다. 외려 조합원 외 직원들이 약자에 가깝다. 이제 마인드프리즘 정상화위원회가 본격화되면 많은 갈등과 난제가 수면 위로 튀어 오를 것이다. 협상이 자기들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다시 또 진짜 사장이 나오라거나 다수결을 앞세우며 판을 깨지 않길 바란다. 지금까지처럼 중재할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진짜 사장이라서가 아니라 ‘어른’의 사회적 역할이 그런 것이라고 믿어서다. 이번 마프 사태는 박병우의 표현처럼 ‘노동계 입장에서 진지하게 연구해볼만한 신종 노조 파괴 과정’이 아니라 약자인 노동자의 입장을 정당하고 균형있게 대변하는 노동운동에 대한 자기 성찰의 장이어야 한다. ‘증오에 가득차 있는 진짜 사장’을 찾자는 등의 전략전술적인 말들로 세력을 결집시키는 데 주력할 게 아니라 더 스마트해지길 바란다. 그래야 진짜 곤경에 처한 이 땅의 노동자들을 도울 때 신뢰감과 공정함을 바탕으로 제대로 힘을 줄 수 있지 않겠는가. 마프 사태가 그런 성찰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나와 정혜신은 매월 사회적 파업연대 기금을 열심히 내고 있는 민주노총의 후원자다.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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