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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두드러기 / 김종구

등록 2015-06-07 18:55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한 쐐기풀은 잎이나 줄기 등에 달린 날카로운 털이 달려 있다. 여기에 사람의 피부가 닿으면 따갑고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두드러기를 뜻하는 영어 urticaria는 쐐기풀의 학명(urtica)에서 따온 것이다. ‘담마진’은 이 영어 병명을 한자어로 그대로 옮긴 것인데, 담마(蕁麻)는 중국에서 쐐기풀을 가리킨다. 우리 의학계가 두드러기라는 쉬운 우리말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한자어를 쓰게 된 것은, 애초 의학용어를 만들면서 이 병명을 똑같이 사용하는 일본의 영향을 받은 탓으로 짐작된다.

담마진과 두드러기는 같은 병인데도 다가오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의학서적을 찾아보면, 두드러기는 전인구의 15~20%가 일생에 한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희귀성 질환’과는 전혀 거리가 먼 병인 셈이다. 여성은 20~40살, 남성은 20~60살 사이에 주로 일어나며, 남성에 비해 여성의 발병률이 2배 정도 높다고 한다. 증상이 대략 6주 이상만 지속되면 만성으로 분류되는데, 만성 두드러기 환자 중 70% 정도는 원인이 분명하지 않다고 의학계에서는 말한다. 음식, 약물, 알레르기 등 발병 원인이 수없이 많은데, 특히 스트레스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그래서 약물요법과 함께 심리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에 슬그머니 사라져버리는 것이 두드러기의 특징이기도 하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의 경우 첫 입영 신체검사에서 곧바로 두드러기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데, 이 병의 특성을 생각하면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최소한 무종 판정(재신검 판정)이라도 몇 차례 받았어야 정상이다. 두드러기와 스트레스의 밀접한 관계나, 뒤에 그 병이 나았다는 것을 보면 ‘병역 스트레스’나 ‘고시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도 있었다. 몸이 조금 가렵다는 이유로 군대를 슬그머니 빠진 사람이 입만 열면 ‘애국’을 들먹이는 모습을 보노라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을 것만 같다.

김종구 논설위원 kj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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