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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 이경

등록 2015-06-29 18:42

에스케이㈜와 에스케이씨앤씨 합병안이 26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에스케이그룹 지배주주인 최태원 회장 일가의 의도대로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운용을 맡은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 에스케이㈜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표 대결에서 지긴 했지만 국민연금이 주주 권리를 적극 행사한 사례여서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연금은 국내 최대의 기관투자가다. 국내 주식에 투자한 금액이 3월 현재 93조원으로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만도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엘지전자 등 260여개에 이른다. 해외 주식 투자액도 국내 주식의 절반가량 된다. 국민연금은 이런 주식보다 채권에 더 많은 돈을 넣고 있다. 적립한 기금 489조원 가운데 국내외 채권 투자가 59.1%이고 주식 투자가 31.4%다. 그렇지만 기금 운용 수익률은 다른 나라 연기금에 견줘 낮은 편이다.

국민연금은 이런 점 등을 고려해 기금운용위원회를 두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운용·관리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일상적 업무를 맡는 기금운용본부 말고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분야별 위원회를 꾸려 활용하고 있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그중 하나로 이번 에스케이그룹 합병 건에 반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전문위원회는 기금운용본부 차원에서 판단하기 버겁거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투자 회사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지침을 정한다.

국민연금은 이 위원회 활동 덕분인지 주주 권리 행사에서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눈치를 보는 등 소극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삼성그룹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사안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책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국민연금은 이 회사의 1대 주주(10.15%)다.

이경 논설위원 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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