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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침묵의 봄 / 최우성

등록 2015-12-14 18:56

1962년 출간된 <침묵의 봄>은 미국의 생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 레이철 카슨이 쓴 20세기 환경학 분야의 대표작이다. 지은이는 냉장고나 에어컨의 냉매로 쓰이는 프레온가스가 지구 오존층에 얼마나 파괴적인 영향을 끼쳤는지를 상세하게 다루면서, 이 프레온가스를 개발해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화학기업을 정면으로 공격한다. 인류 최초의 합성섬유인 나일론을 발명한 듀폰이 장본인이다. 프랑스 루이 16세 시절의 시계 제조업자 후손이 창업한 듀폰은 18세기 말 미국 건국 당시부터 초대 정부 유력 인사들의 도움 아래 미국에서 안정적인 사업 터전을 닦았다. 남북전쟁 기간 중엔 금융 재벌인 제이피(J.P.) 모건과 손을 잡고 북군에 탄약을 납품했고, 1차 세계대전 때도 연합국이 사용한 탄약의 40%를 공급하며 전형적인 군산복합체의 길을 걸었다. 제이피모건과 함께 파산 위기에 몰린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를 공동 인수해 직접 경영에 나선 적도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인류 최초의 핵폭탄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 것도 역시 듀폰이다. 듀폰은 1980년대 이후 주력 사업이던 섬유 부문을 서둘러 매각하고 생명공학과 첨단소재 분야를 두루 아우르는 종합화학기업으로 발 빠르게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화학산업의 1, 2위 업체인 듀폰과 다우케미컬이 12월11일(현지시각) 전격적으로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연매출 900억달러(103조원)에 11만명의 직원을 둔 공룡기업 ‘다우듀폰’이 조만간 탄생하게 됐다. 독일의 대표 기업 바스프(BASF)의 뒤를 잇는 세계 2위 자리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의 한발 앞선 혁신이라는 점은 분명하나, 몬샌토(미국), 신젠타(스위스·영국·스웨덴)와 더불어 4대 유전자조작생명체(GMO) 기업으로 꼽히던 듀폰과 다우케이컬의 합병이 인류의 삶에 몰고 올 또 다른 파장도 적지 않아 보인다.

최우성 논설위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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