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해다. 원숭이는 계통분류학상 고등영장류에 속한다. 사람과 침팬지, 고릴라가 모두 원숭이에서 갈라져 나왔다. 사람은 동물계, 척추동물문, 포유동물강, 영장목, 고등영장류, 사람과, 사람속, 호모사피엔스종으로 분류한다. 사람과 침팬지는 유전적 차이가 채 2%가 안 된다. 분류학의 선구자 칼 폰 린네는 사람과 침팬지가 원래 같은 속에 들어야 함에도 굳이 사람속을 따로 뒀다. 사람을 원숭이와 같은 영장목에 넣는 것에 대한 당시의 사회적 반발을 눅이려는 린네의 정치적 타협이라는 게 과학사가들의 짐작이다.
과학자들은 최근 연구에서 사람과 여타 영장류와의 사소한 차이 두 가지를 더 확인했다. 하나는 ‘할머니 가설’의 증거다. 1990년대 말 탄자니아의 한 부족을 연구한 결과, 할머니가 손자를 돌봐주는 집에서 아기가 더 많이 태어났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난달 미국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이 걸리게도 하고(손상형) 억제하기도 하는(보호형) 유전자(시디33)를 조사해 보니, 침팬지나 인간 모두 ‘손상형’은 비슷한 수준인 반면 ‘보호형’은 인간이 네 배나 많았다고 보고했다. 가임기가 끝나면 죽는 침팬지와 달리 사람은 건강한 할머니가 손자를 돌봐야 해서 보호형 유전자가 더 필요했다는 게 연구자들 해석이다.
다른 하나는 술 분해효소(에이디에이치4)다. 원숭이들도 이 효소를 갖고 있지만 실제 알코올을 분해하지는 못한다. 1천만년 전 원숭이와 갈라진 사람과 침팬지 공동조상의 술 분해효소는 원숭이보다 40배나 효율이 높았다. 우리의 조상이 나무에서 땅으로 내려와 발효한 음식을 먹고 살면서 진화했으리라는 게 과학자들의 추정이다.
최근 영장류 동물실험이 얻는 것 없이 학대일 뿐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더 이상 침팬지를 이용한 실험을 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원숭이해에 동물실험을 대체할 기술의 큰 진전을 기대해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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