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응팔’의 노래들 / 박용현

등록 2016-01-13 18:43

미국 음악잡지 <롤링 스톤>이 선정한 500대 가요를 시대별로 보면, 1960년대가 195곡(39%)으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다. 다음은 70년대(131곡), 50년대(70곡), 80년대(55곡) 차례다. 1위인 밥 딜런의 ‘라이크 어 롤링 스톤’ 등 상위 10곡 중 절반이 60년대 노래다. 미국의 60년대는 50년대의 매카시즘과 강고한 인종차별을 떨쳐내고 민권운동, 반전·평화운동, 히피문화 등을 통해 기존 체제에 대한 저항이 분출하던 시기다. 한 미국사 책은 이 시대와 음악을 이렇게 표현했다. “새로운 세대의 시인들은 타자기보다 전기기타로 현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싶어했다. ‘반문화’(counterculture)는 피터, 폴 앤 메리와 밥 딜런의 포크 뮤직으로, 그다음에는 로큰롤 혁명으로, 라디오와 텔레비전 시청자 수백만명을 사로잡았다.”

2007년 <경향신문>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을 보면 역시 좋은 음반이 대거 배출된 시기가 눈에 띈다. 5년 단위로 끊어 봤을 때 1986~90년이 가장 많은데, 들국화, 유재하, 어떤날, 김현식, 이문세, 동물원 등을 필두로 27개의 음반이 선정됐다. 1991~95년도 서태지와 아이들, 김광석, 강산에, 이상은, 듀스 등의 음반 23개를 배출했다. 이 10년간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시대상의 측면에서도 이 시기는 미국의 60년대에 비견할 만하다. 독재에 대한 저항이 대중적으로 분출하고 자유에 대한 열망이 각 분야로 확산하던 시기였다.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 인간의 창조성과 예술적 영감도 널리 고양되는 게 아닌가 싶다.

국내에서 명반이 많이 나온 시기는 <응답하라 1988>의 배경과 겹친다. 드라마에서 흘러나오는 당대의 노래들이 귀에 착착 감기는 이유가 단순히 추억의 작용 때문만은 아니었나 보다. 문득 궁금해진다. 먼 훗날 우리는 오늘날을 어떤 노래로, 어떤 시대상으로 기억하게 될까.

박용현 논설위원 pia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