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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정상들의 단체 사진 / 김종구

등록 2016-04-04 19:49수정 2016-04-04 21:29

2014년 11월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들의 단체사진 촬영 때 이례적으로 앞줄 오른쪽 맨 끝 위치를 배정받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문제로 서방국가 정상들한테 집중포화를 받다가 급기야는 사진 촬영에서도 수모를 당했다. 푸틴 대통령은 공동선언문 발표도 보지 않고 서둘러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고 김영삼 대통령은 단체사진 촬영 때 ‘트릭’을 쓰기도 했다. 1996년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때 각국 정상들이 필리핀 전통의상 차림으로 늘어서서 두 팔을 양쪽으로 엇갈려서 옆 사람 손을 잡고 사진을 찍었는데, 김 대통령 혼자서만 팔을 엇갈리지 않고 옆 사람 손을 잡았다. 그렇게 사진을 찍으니 한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다른 정상들이 늘어선 것 같은 묘한 구도가 되었다.

2009년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는 스티븐 하퍼 당시 캐나다 총리가 단체사진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아 촬영을 다시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비비시>(BBC)는 하퍼 총리가 그 시간에 화장실에 있었다고 보도했으나, 총리실 쪽은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초안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1시간 뒤 재촬영을 할 때 다른 나라 정상들은 “하퍼 총리 계시나요?”라고 놀려댔다. 하퍼 총리는 그해 11월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때도 사진 촬영장에 2분이나 늦게 도착해 또 구설에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단체사진을 찍는 시각에 세면장에 가는 바람에 촬영을 놓쳤다고 한다. 큰 흠이야 아니겠지만 앞으로 하퍼 전 총리의 전철은 따르지 않는 게 좋겠다.

김종구 논설위원 kj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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