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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먼지 / 이근영

등록 2016-05-01 19:13수정 2016-05-01 19:13

먼지는 오늘날 도시 생활에서 천덕꾸러기이지만 고대에는 사치품으로 취급됐다. 알렉산더대왕 휘하 장군들은 원정 때 이집트 모래먼지를 몸에 지니고 다녔다. 당시 의사들은 환자에게 고운 먼지를 복용하게 하거나 몸에 뿌렸다. 로마의 한 역사가는 주민들이 극심한 빈곤을 겪는 와중임에도 궁중 격투사를 위한 최상질의 모래가 항구로 수입되자 격분했던 사실을 기록에 남기기도 했다.

모든 물질이 그러하듯, 먼지의 기원은 우주다. 지구에는 해마다 1만~4만톤의 먼지가 우주로부터 들어온다. 태양계에서 먼지는 입자끼리의 충돌로 1만년 이상의 수명을 가질 수 없지만, 먼지가 떨어져 나온 모체에 대한 정보를 알려줄 수는 있다. 값비싼 우주탐사를 통해 지구 밖 시료를 얻지 못하는 ‘빈자의 우주탐사대’는 지구 표면에서 먼지를 수집해 우주를 이해하는 단초를 찾아낸다.

사막에서 일년 동안 하늘로 날아오르는 먼지는 10억~30억톤에 이른다. 10억톤은 기차 화물칸 1400만대 분량이다. 이 기차는 지구 둘레를 여섯번 휘감고도 남는다.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먼지는 사막의 모래와 우주먼지에서부터 꽃가루에 이르기까지 자연적인 것이 80~90%를 차지한다. 현대의 도시문화는 여기에 인위적 먼지를 보탰다. 이들 먼지는 대부분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미터) 크기다. 바로 앞에 있는 마침표의 지름은 약 0.2㎜(200㎛)이다. 미세먼지(PM10)가 100개 들어갈 수 있는 넓이다.

한반도는 자연적·인위적 ‘먼지 공장’인 중국을 서쪽에 두고 있고 높은 인구밀도의 대도시들이 다수 분포하는데다 산과 계곡, 바다 등 자연환경도 복잡해 먼지의 분포와 이동을 연구하기에 적당하단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우리와 2일부터 ‘한-미 협력 국내대기질 공동조사’(KORUS-AQ)를 벌이는 까닭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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