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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중국의 ‘통화 굴기’

등록 2016-10-05 11:56수정 2016-10-05 14:27

마오쩌둥에 둘러싸인 벤저민 프랭클린. 100달러 지폐를 둘러싸고 있는 100위안 지폐가 위안화의 위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마오쩌둥에 둘러싸인 벤저민 프랭클린. 100달러 지폐를 둘러싸고 있는 100위안 지폐가 위안화의 위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중국 위안화가 1일부터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구성 통화바스켓에 편입됐다. 특별인출권은 국제통화기금 회원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유동성 위기 때 각자의 출자 비율에 따라 인출할 수 있는 일종의 가상 화폐다. 현실에선 통화바스켓을 구성하는 통화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위안화가 이 통화바스켓을 구성하는 5개 통화 가운데 하나로 들어간 것이다. 1969년 특별인출권이 도입된 이후 새 통화가 편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로가 2000년 독일 마르크와 프랑스 프랑을 대체한 이래 가장 큰 변화다.

위안화의 통화바스켓 구성 비율은 10.92%로, 미국 달러(41.73%)와 유로(30.93%)에 이어 3번째로 크다. 단숨에 일본 엔화(8.33%)와 영국 파운드(8.09%)를 뛰어넘어 ‘세계 3대 통화’로 부상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 중국 경제의 위상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셈이다. 중국 내에선 이번 편입을 두고 달러의 금융 패권에 도전하는 위안화의 대장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위안화를 달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통화 굴기’ 전략을 펼쳐 왔다.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 격상을 위해 2009년부터 금융시장의 개방과 위안화의 무역결제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위안화가 갈 길은 아직 멀다. 국제 무역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월 기준 1.9%로, 달러(42.5%)와 유로(30.2%)는 물론 파운드(7.5%)와 엔화(3.4%)에도 훨씬 못 미친다. 국제시장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유통돼야 한다. 또 금융시장의 개방성과 투명성도 높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의 변동 가능성이 커지면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큰 흐름을 파악하면서 미리미리 대비해야 할 때다.

안재승 논설위원 js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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