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넬대학교의 사회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더닝과 대학원생 저스틴 크루거는 1999년 학생들에게 논리적 사고를 검사하는 문제를 주고 점수를 직접 평가하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하위 25% 학생들은 더 잘하는 학생들을 보면서도 대부분 자신을 과대평가했다. 하위 12%인 학생은 자신이 상위 32%라고 답했다. 무능한 사람은 바로 그 무능 때문에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모른다는, 이른바 ‘더닝-크루거 효과’다.
경험을 통해 실수를 고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사람들은 나쁜 소식을 전하기를 꺼리기 마련이어서 대부분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한다. 절대권력자라면 더 그렇겠다. 부정적인 반응이 나와도 실패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일수록 실패의 원인을 얼마든지 외부로 돌릴 수 있다.(헨리 뢰디거 등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이 6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엠에스워드를 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샀냐’는 식의 황당 질문을 한 것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이 의원은 8일, 질문의 애초 취지를 설명하면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동문서답했다고 비난했다. 보좌진이 정리했을 애초 질문 내용이 과연 옳은지도 따져봐야 하겠지만, 당시 녹취록에서 그런 질문 취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 의원은 질의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채 보좌진이 써준 원고만 대충 읽었던 듯하다. 과정과 경위는 생략된 채 바로 호통으로 비약한다. 제대로 알고 질의했다면 이럴 리 없다. 읽고 있는 것을 이해하려면 선행지식을 활용해야(문선모 <읽기 이해>) 한다. 그리 못한 것도 무지 탓이다.
조 교육감을 탓한 이 의원은 과거에도 동료 의원들을 “멍텅구리”라고 비난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면서 다른 이들은 과소평가하고 외부 탓만 하는 것도 더닝-크루거효과의 한 모습이다. 어디 그 한 사람뿐이겠는가.
여현호 논설위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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