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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기다림의 미학 ② / 이근영

등록 2016-10-25 17:33수정 2016-10-25 21:12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의 과학잡지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가 1991년 제정한 상이다. 노벨상에 빗대 황당무계한 연구를 한 사람들에게 주는 ‘품위 없는’(이그노블) 상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10개 분야의 ‘괴짜’들에게 상이 돌아갔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있는 행사 포스터(사진)처럼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획기적이고 이색적인 발상의 전환에 상이 주어진다. 스카치테이프를 흑연에 붙였다 떼어 그래핀을 만들어내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2000년 ‘개구리를 자기부상시키는 실험’으로 이그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22개의 노벨 과학상 수상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일본의 경우 올해 ‘허리를 굽혀 다리 사이로 뒤를 바라보면 사물이 달라 보이는 현상’을 연구한 과학자들이 이그노벨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최근 10년 동안 빠짐없이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문선명 통일교 교주가 2000년 합동결혼식으로 경제학상을, 휴거종말론을 펼친 이장림 목사가 2011년 수학상을 수상한 것을 제외하면 1999년 향기나는 양복을 개발한 에프엔씨코오롱의 권현호씨가 환경보호상을 받은 것이 그나마 범과학계로는 유일하다. 일본의 이그노벨상 수상에서 주목할 부분은 거의 모든 수상자가 논문을 쓴 ‘과학자’라는 점이다. <사이언스>와 <네이처> 논문도 있다.

노벨상과 이그노벨상은 모두 ‘연구자를 그냥 내버려두기’에서 비롯된다. 최근 과학기술계의 잦은 기관장 인사에 청와대 간섭이 심하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2001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노요리 료지가 12년 동안 이화학연구소장을 지내고 프랜시스 콜린스가 2009년부터 미국 국립보건원장을 맡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노벨상은 단순히 기다려 해결할 문제는 아닌 듯싶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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